숙소 문을 열어보니 예전에 6인용 보다 조금 작고 좁은 느낌이다. 우선 남편은 대실망의 눈초리다. '뭐 이래, 코딱지 만하네'...ㅋ 그래도 있을 건 다 있다. 샤워시설이며 주방시설까지 다 갖추어 졌으니 밥 먹고 잠자는데 아무런 제약이 없다. 다만 4 인용이니 잠자리가 두 군데이다. 남편은 캠핑카의 로망을 미련으로 가지고 있어서 실체를 경험하고자 영덕 고래불 국민야영장 카라반 숙소를 예약하고 영덕으로 달려와 2박 3일에 도전이다. 몇 해 전 큰 딸과 한 번 다녀 온 곳이다. 223킬로란다. 청주 출발 당진영덕 간 고속도로를 2시간 이상 달려 목적지 도착이다. 입실 시간은 오후 3시이다. 우선 점심 먹을 식당을 찾으러 블루로드를 따라 대진항 쪽으로 가다 보니 작은 동네 횟집 식당은 여러 군데 있으나 간단히..
강경을 벗어날 때는 비가 좀 그치더니 논산 훈련소 앞을 지나면서 남편은 쳐다 보기도 싫다고 한다. '정문인데 이젠 좀 바라보아도 되지 않수?' 휙 ~고개만 둘러볼 뿐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고 한다. 그때 그 시절 때는 바로 1980년 그 해 여름 장마는 좀처럼 물난리가 없던 고향 땅에는 산사태가 나고 늦장마에 한참 피던 벼꽃이 물에 잠기어 흉년이 들었던 기억이 아련하다. 하필 논산 훈련소도 비가 억수같이 쏟아졌다는데 오랜 세월이 흘러 훈련소 앞을 지나는데 또 비라니. 야속한 세월이 주마등같이 떠오르고. 논산 훈련소 앞을 지나 에 도착하니 주차장이 텅 비어 있다. 매표소도 문을 닫았다. 아뿔싸 비 내리는 오늘 수요일은 휴무라고 안내판에 씌어 있었다. 대천 출발 강경점심 후 논산 선샤인 랜드는 쉬는 날이고, ..
대천은 해수욕장 중심 도시여서 딱히 가 볼만한 곳을 찾아봐도 많지 않다. 우선 검색에서 찾아보니 미술관과 식물원과 카페와 석조물이 많다는 으로 오전에 출발이다. ●(임호영) 작가의 자전적 미술공간을 맛보기로 보고. ●(김준만 ) 작가의 알듯 모를 듯한 사이키델릭 한 조각품 감상. 이 또한 천천히 찬찬히 살피고 읽어 보는 전시회 관람이다. 그만 갈까 싶어 하는 남편은 내가 바삐 움직이는 방향으로 슬슬 걸어왔다 참 느릿한 남편... 나도 배워야 하나? 카페 겸 마른 꽃 리스가 많은 로 들어간다 바깥에서 보기는 깔끔하게 반짝거리지 않는 유리와 작은 카페 공간들이 즐비한 곳. 텅 빈 공원이 누구를 위한 것일까 잠시 느끼는 틈에 관광버스가 하나둘씩 몰려와 사람을 토해냈다. 휘황찬란한 리스와 마른 꽃 풀이 가득해도..
2024.04.03 대천에서 길을 나서 계룡 딸네 집으로 가기로 한 날이다. 우선 퇴근 전이니 몇 군데 돌아본 후 퇴근 시간에 맞추어 딸네 집으로 가보려던 심산이었다. 그런데 아침부터 내리는 비가 보령에서는 제법 굵게 내렸고 부여를 지날 때는 비가 그치는 듯하더니 강경 가는 길이 어찌 그리도 먼 길인지. 큰길을 벗어나 내비게이션은 왜 농로 비슷한 길을 안내하는지 잠시 이라고 하다가 다시 으로 돌아오는 내비게이션 안내이다. 배는 고프고 운전하는 남편은 좀 짜증스러워한다. 길 복판에 무슨 공사를 했는지 울퉁불퉁한 길이다. 어차피 내가 운전해도 이 길을 벗어나야 좀 평탄한 길이 될 듯하다. 아침을 부실하게 먹고 나선 길, 앞을 봐도 뒤를 봐도 식당은 없고 온통 짭짤한 젓갈집뿐이다. 그러나 마나 밥 먹을 곳을 ..
2 년 전 모임 후 다시 얼굴을 본다. 그동안에 누구네 남편이 발 뒤꿈치 다치고 또 누구네 남편이 뇌경색이 지나갔다. 가장 젊은 남편 역시 담낭 수술을 하고 모두 평상의 삶으로 돌아왔다. 멀리 치앙라이 겨울 삶을 사는 친구네가 2월에 돌아온 지 한 달이 지났으니 이쯤에서 얼굴 한 번 보자는 제의를 하였으니 그 또한 카라님이 앞장섰다. 그렇게 많은 일들이 우리 삶의 중심 인 세월이 흘러 칠순을 맞은 남편이 올해로 셋이고 우리 멤버 중 한 명도 칠순을 맞으셨다. 우리네의 나이도 먹을 만큼 먹었다. 가는 날이 하늘사다리님 결혼기념일 이라고 하는데 축하의 말만 전하고 맛난 아점 샤브로 배불리 먹고 탄금 공원으로 가서 파란 하늘과 흰구름과 푸른 강물과 벚꽃이 핀 길을 걸었다. 저마다의 삶에서 벗어나 잠시 얼굴 보..
서산 수선화를 보고 대천으로 내려와 2박 3일 머물렀다. 우리 부부 여행은 언제나 느릿느릿 바삐 다니지 않는 것을 모토로 삼는다. 남는 게 시간뿐인 은퇴부부가 느리고 더디게 천천히 다닌다. 어디 좋은 곳 찾아가 좀 보고 와서 쉬고 또 쉬고 나서 보러 가고 그러면서 다니는 여행의 묘미를 즐기며 다닌다. 대천은 여름 해수욕 도시라고 하지만 초봄의 날씨에도 사람들은 제법 바닷가를 거닐고 있다. 그것도 맨발로. 우리 부부는 집라인 생각은 못하고 스카이 바이크를 탔다. 4인용인데 2인이 발로 구르자니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오르막에는 기계가 자동으로 올라가게 하는데 처음 가는 방향에서는 그걸 모르고 열심히 발로 밟았더니 땀이 흠뻑 났다. 왕복 반환점에서 다시 설명을 덧붙여 듣고 난 후에야 자동시설을 이해하게 되어..
남편이 멋글씨를 쓴다고 매일 하루 한 장씩 쓰면서 정호승 시인의 라는 시를 읊어준다.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의 가슴 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 퍼진다./정호승》 제목은 인데 수선화 꽃 이름은 한 마디도 나오지 않는다. 우리 동네 벚꽃 축제는 시작 되었으나 벚꽃이 아직이다. "벚꽃도 없고 매일 아침 '수선화'를 읊어주니 나는 '수선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