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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린 삶/음식

강경 젓갈 백반

낭만할매 안단테 2024. 4. 8. 10:26

 
2024.04.03
대천에서 길을 나서 계룡 딸네
집으로 가기로 한 날이다.
우선 퇴근 전이니 몇 군데 돌아본 후 퇴근 시간에 맞추어
딸네 집으로 가보려던 심산이었다.

그런데 아침부터 내리는 비가 보령에서는 제법 굵게 내렸고
부여를 지날 때는 비가 그치는 듯하더니 강경 가는 길이 어찌
그리도 먼 길인지.

큰길을 벗어나 내비게이션은 왜  농로 비슷한 길을 안내하는지
잠시 <전라북도 익산>이라고 하다가 다시 <충남 논산>으로 돌아오는 내비게이션 안내이다. 

배는 고프고 운전하는 남편은
좀 짜증스러워한다. 길 복판에
무슨 공사를 했는지
울퉁불퉁한 길이다. 어차피 내가 운전해도 이 길을 벗어나야 
좀 평탄한 길이 될 듯하다. 
 

 
아침을 부실하게 먹고 나선 길, 앞을 봐도 뒤를 봐도 식당은
없고 온통 짭짤한 젓갈집뿐이다.

그러나 마나 밥 먹을 곳을 있으리라 싶어 젓갈 통로를 지나다
한 모퉁이에서 <젓갈 백반>을 발견하고 그 집으로 갔다.
 
과연 <젓갈 백반>의 밥상은 어떤 모양으로 차려질까?
기대 반, 조바심 반...ㅎ 가격은 인당 14000원이라면
밥상이 조금 기대되기도 하건만 오히려 조바심으로 변했다.
 
이 젓갈을 남편과 둘이서 다 먹으란 말인가?
이걸 진짜 다 먹어야 한단 말인가?
옆에 청국장이 나왔으니 망정이지 밥 한 그릇 다 못 먹나
싶었다. 우리네 나이는 이제 음식 짜게 먹지 말라고 하니
이 젓갈 다 먹으면 절대로 안 되는 일이다.
 
 

 
우리 부부는 청국장으로 밥 먹고 남편은 명란젓과
낙지젓갈로 먹고 나는 북어무침과 창난젓, 가리비 젓갈을
맛보았다. 심하게 짠맛을 아니었는데 너무 단맛일 강했던
느낌이다. 젓갈은 창난, 명란, 오징어, 꼴뚜기, 아가미,
가리비, 갈치속젓 등 16 가지 젓갈이 나오는 화려한 밥상이다.
다만 짜게 먹으면 안 되는  사람은 조심스럽다.
 
앞상의 두 남자분은 소주 한 병 놓고 젓갈까지 싹
비우는 듯 밥도 한 공기 더 주문하는 걸 보고 나왔다.
강경에서는 조개젓만 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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