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야구장을 다녀와 친정에 머물며 보내는 첫날 한밭 수목원 서원(西園) 쪽 돌아보기다 엄마는 미리 꽃구경 좀 가고 싶다는 주문을 하신다 봄날 내내 들락거리는 아들딸들 손님 치기에 바쁜 일정이라며 이렇다 하는 꽃구경을 못했다고 하신다 그렇다면 우리 부부도 늘 1박 2일로 친정만 쪼르르 다녀가고 나들이는 못 해 본 대전이다 아버지가 대구에서 교직으로 정년 퇴직 하신 후 곧 아들들이 둘 있던 대전으로 이사한 때가 엑스포가 열리던 무렵이었다 그 무렵 엑스포 장(場)에서 강호동 선수가 막 내 중들의 시선을 받으며 서 있던 생각난다 줄 서서 한 시간씩은 기다리던 그때가 어느새 옛일이다 줄곧 친정 나들이해도 외출은 쉽지 않았다 제주도 여행 세 번 모시고 다녀 왔고 어느 해 마곡사 다녀오기 다음 해 예산 수덕사 1박..
은퇴자에게 황금연휴의 의미란 별 다를 게 없는 일상이 되었다고나 할까. 은퇴 후 몇 년 차 한 해는 놀기도 하고 한 해는 쉬기도 하고 어느 해는 여행도 하고 참 많이도 흐른 날들이다. 이번에는 큰 딸네와 한밭야구장 나들이다. 톨게이트 못 가서 '약 잘 챙겼지요?' 아차, 아니라고 한다 다시 차 돌려~~~ 한 시간이 소요되고 급할 게 없다 하고 딸네와의 약속 시간을 넘겨 도착이다 딸은 이미 김밥과 양념 후라이드 반반 치킨을 사들고 기다리는 중이다. 야구장에서 먹는 김밥과 치킨은 꿀맛이다 많이 먹으면 안 되는데 하면서 연신 입으로 들어간다 사위와 딸네는 한화팀 응원이다 우리네는 상대편 응원이니 좌석표가 다르다 엎치락뒤치락 사위와 외손녀들이 응원하는 한화가 이길까, 나와 남편과 딸이 응원하는 상대팀이 이길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