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 엄마는 올해로 90세가 되셨다. 지난 12월 치과에서 발치 후 갑자기 뇌경색으로 쓰러지셨다. 치과 치료는 부정맥 환자에게는 여간 조심스러운 일이 아니다. 중환자실에서 일주일과 일반 병실 3주를 거쳐 재활 병원에서 3개월 운동 치료를 겸한 재활 훈련으로 마침내 집으로 퇴원하셨다. 다시는 집으로 오지 못하실까 봐 칠 남매는 똘똘 뭉쳐 어머니의 건강 회복만을 기도했다. 엄마는 덩치는 작지만 워낙 다부진 몸에 그 연세까지 무릎이 아프다, 허리가 아프다는 말씀 한 번도 없었으니 얼마나 건강하셨는지 고혈압 당뇨병도 없으시다. 아들 딸네 모두 고혈압에 당뇨 수치들이 엄마의 건강을 닮지 않았다. 대신 부정맥 약을 드셨다. 퇴원 후 요양원으로 안 가시고 집으로 오셨으니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지난주 며칠간 주간 ..
아기다리고기다리~~~~ 던 3월이 왔건만 아니 3월이 다 가려하건만 꽃소식은 이미 도착 했는데 벚꽃은 이쯤에서 핀다고 하더니 무심천을 몇 번 드라이브 스루 해도 꽃이 별로 없다. 남 먼저 피는 꽃은 목련이며 산수유가 이미 지는 꽃인가 하면 앙 다문 채 피지 못하는 벚꽃은 날씨 탓이려니. 지난주에는 이른 아침 분당 서울대 병원에 남편의 정기 검진이고 다시 결과 보러 일주일 후에 다녀왔다. 하필 감기약을 먹고 운전 하니 어찌나 졸리는지 올 때는 소나기가 내리고 남편이 운전했다. 3월은 병원 투어하는 달처럼 느껴진다. 어제 다시 충북대 병원 신경과, 4 개월분 약을 받으니 돈도 거금이고 한 보따리다. 8시간 금식 후 채혈하는 날이다. 결과를 보려고 예약한 시간이 좀 멀어 집으로 가자니 그렇고 식당에서 남편은 ..
며칠간 감기에 발목 잡혀 냉이 캐보러 가자던 날이 지나고 감기는 안 떨어지고. 아픈 것도 아니고 안 아픈 것도 아닌 어정쩡한 감기다. 병원으로 갈까? 들판으로 갈까? 요즘 감기는 약 먹으면 열흘 약 안 먹어도 열흘이라더니 내가 딱 그 모양새다. '나 오늘 병원 안 가고 들판으로 갈랍니다' 둘이서 나물 캐러 나가보니 세상에나 냉이꽃이 피고 꽃다지도 늙어 버리고 탐스러운 냉이 뿌리도 없고 이미 쑥잎이 나풀나풀하다. 냉이가 언땅에서 굵은 뿌리로 있을 때 달고 맛나는데 잎이 퍼지고 꽃이 피면 뿌리는 목질화 되어 찔기고 맛이 없다. 한 마디로 나물맛이 아니라 나무가 되어 버리니 냉이도 캐는 때가 딱 맞아야 한다. 정북토성 안에 바람이 안전할까 했더니 아니다. 바깥에 있을 때보다 더 세찬 바람이 몰아친다. 논둑에서..
세 살배기 외손녀가 1박 2일 다녀갔다. 어찌나 할머니를 불러 대는지 하루가 지나도 귓가에 쟁쟁하다. 사위는 며칠 비상근무 중이고 딸은 하던 일이 좀 밀려서 주말에 출근해 처리해야 할 일들이 많다면서 잠시 아이 좀 봐 달라는 요청이다. 이젠 좀 자랐다고 하기 싫은 일과 먹기 싫은 음식 안 먹기, 좋아하는 것만 하고 싶고 먹고 싶다는 세 살 외손녀다. 어제는 잠시 어린이 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냈는데 아주 호기심 천국이다. 어린이 도서관은 나도 처음 들어가 보고 코너마다 작은 방처럼 꾸며 놓아 가족단위로 책을 읽어 주거나 조용히 대화하기도 좋아 보였다. 문제는 우리 외손녀는 책에 집중할 나이가 아직 아니라서 도서관이 마치 놀이터인양 마구 누비고 소리 지르며 좋아 죽겠다는 듯하다. 아이고 들어설 때부터 이 아이..
외손주들이 함께 모이면 금방 밥 먹고 또 무얼 사 먹겠다고 편의점으로 나간다. 어떤 날 큰 외손녀가 밥 숟가락 놓자마자 집 앞 도로 건너편 *도널드에 다녀오겠다고 하는 둥 탕후루는 어디쯤 있는지 검색하곤 한다. 탕후루는 소문만 들었지 맛본 적이 없다. 언제 중국 여행 가면 사 먹어 볼까 마음만 먹고 있는데 외손주들은 자주는 아닌데 한 번씩 먹으면 기분이 엄청 좋다고 하며 이번에는 탕후루 하나 정도 먹어줘야 할 때가 되었다며 사러 가겠다고 한다. 외할머니가 사 줄 테니 대신 할머니 할아버지 거 하나씩 더 사라고 했다. 기대했던 탕후루가 왔다. 생과일에 설탕 녹인 시럽보다 진하게 설탕옷을 입혔다. 생과일이니 먹음직도 하고 시각효과도 크고 입맛 당기는 탕후루. 드디어 개봉박두의 설렘으로 딸기 탕후루 한 알을 ..
얼마 전 호된 추위로 명암 호수도 완전히 꽝꽝 얼었다 겨울이 되면 겨울다운 풍경이어야 하는데 공연히 물이 얼지 않아도 왜 안 얼까 걱정하는 기후변화에 대한 느낌이 온다 그래, 겨울엔 얼어야 제 맛을 보게 되는 풍경이고 입춘을 앞두고 명암호수는 이미 다 풀리고 녹았다. 우수(雨水)까지 기다릴 틈이 어디 있겠는가 날만 따시면 녹아버리지. 간밤에 아시안컵 축구대회에서 우리나라가 호주와 대결로 어렵사리 손흥민의 맹활약으로 2:1 승리했다고 남편이 거실과 안방을 드나들며 비몽사몽 자는 내게 소식을 전했다. 운동이나 다녀와야겠다고 집을 나섰다. 오늘은 절반쯤 녹았으려나 했는데 이미 다 녹아 버리고 까만 새 가마우지가 날아들고 있다. 오리 떼도 돌아오고 물닭 한 마리 고개를 까딱이며 먹이를 찾는다. 햇살은 화창하지 ..
엊그제는 소낙비가 내려도 아주 많이 내렸다. 갑갑한 마음에 산책 한 바퀴 돌면서 명암호수로 가니 물이 철철 흘러내리고 흙탕물로 가득했다. 겨울인데 얼어야 할 호수는 장마철처럼 물이 한강으로 고여 있고 내린 비는 도랑물이 되어 콸콸 쏟아진다. 하늘은 참 귀도 밝다. 때아닌 겨울에 왜 이렇게 장대비가 내린다고 뉴스가 나오고 아우성을 치니 하늘이 알아 들었나 보다. 다음 날 오후부터 눈이 펑펑 쏟아졌다. 기온도 급강하로 곤두박질하듯 매서운 추위다. 이렇게 눈이 온 날 날씨도 추운데 사람들은 밖으로 다 많이 쏟아져 나온다. 등산 스틱을 양손에 들고 산으로 오르는 부부의 모습들이 많은가 하면 나이 드신 분들도 눈 길을 걸어 걸어 양궁장으로 모였다가 근처 낙가산으로 오른다. 몇 해 전에만 해도 우리 부부도 그랬다...
작년 이맘때 경주 2박 3일 여행 갔다가 3일 차에 남편이 뇌경색으로 쓰러졌다. 남편은 즉석에서 발견 후 곧장 병원 후송하여 급속히 호전되어 지금은 일상생활에 복귀했다. 1년 동안 여러 검사 결과 부정맥에 의한 서맥 현상으로 진단이 나오고 6~7초간 맥박이 멈춘단다. 그로 인해 혈전이 생길 수 있고 뇌경색의 원인이 될 수 있었다고 한다. 이번 주말에 입원하여 를 이식한다. ~~~~~~~~~ 건강하신 줄만 알았던 89세 친정어머니가 뇌졸중으로 갑자기 쓰러지셨다. 지금 뇌혈관 집중치료실에서 치료받고 계신다. 아주 조금씩 경미하게 좋아지고 계시다는 소식이다.
어제도 10킬로미터를 걸었다 가는 길에 만난 작은 둥지 하나가 자꾸만 눈에 밟힌다 사람들의 발길이 자주 오가는 곳인데 그런 소음에는 상관하지 않고 둥지를 만들었다. 지푸라기나 작은 끈을 모아 모아 둥지를 튼 것은 아마 수컷일 게다. 몇 날 며칠 부지런히 둥지를 정성스럽게 만들었으리라. 둥지가 작아도 너무 작다. 얼마나 작은 새일까. 이렇게 작은 둥지에서 몇 마리나 길렀을까? 작은 새는 꼬리를 까닥이며 이쪽저쪽 눈치 보며 신랑감이 부르는 소리에 이끌리어 이내 이 놈이면 내 새끼가 튼튼하게 자라서 이소(移巢)할 때까지 먹이를 물어오고 둥지를 청소하며 개미와 큰 새들의 공격을 막으며 같이 잘 보살필 수컷이렷다. 짧은 짝짓기는 끝나고 둥지에는 작은 알 3~4개쯤 낳았을까. 들락날락 알을 따뜻하게 품으며 한 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