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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호된 추위로 명암 호수도
완전히 꽝꽝 얼었다
겨울이 되면 겨울다운 풍경이어야
하는데 공연히 물이 얼지 않아도
왜 안 얼까 걱정하는 기후변화에
대한 느낌이 온다
그래, 겨울엔 얼어야 제 맛을
보게 되는 풍경이고 입춘을
앞두고 명암호수는 이미
다 풀리고 녹았다.
우수(雨水)까지 기다릴 틈이
어디 있겠는가 날만 따시면
녹아버리지.
간밤에 아시안컵 축구대회에서
우리나라가 호주와 대결로
어렵사리 손흥민의 맹활약으로
2:1 승리했다고 남편이 거실과
안방을 드나들며 비몽사몽 자는
내게 소식을 전했다.
운동이나 다녀와야겠다고
집을 나섰다.
오늘은 절반쯤 녹았으려나 했는데
이미 다 녹아 버리고 까만 새
가마우지가 날아들고 있다.
오리 떼도 돌아오고 물닭 한 마리
고개를 까딱이며 먹이를
찾는다. 햇살은 화창하지 않아도
퍼진 햇살이 느껴진다.
오랫동안 버티던 카페가 문을
닫고 빵집으로 새롭게 열었다
기존에 있던 빵집은 너무 단맛에
놀라 내 돈 주고 사 먹지 않았다.
이 집은 어떠려나, 수제빵
연구소라는 이름으로 문을 열었
으니 우리 입맛에 좀 맞으려나
먼저 단팥빵을 먹어본 후
다른 빵은 사지 않고 있다
빵빵한 통단팥이 달지 않게
들어 있어서 그 빵만 사 먹고
있다. 지난달에 봉제교실
쫑파 역시 수제 빵집에서
차 한 잔 나누었던 곳이다.
혈당 조심 수치가 나오기 시작하고 밀가루 음식과 빵을 먹지 않았는데
이 집 단팥빵에 어쩐지 단골이 되어가는 느낌이다.
이러면 안 되는데 하면서 말이다.
오늘 걷기로 오래간만에 목덜미에
땀이 맺혔다. 봄이 오려나?
손도 시리지 않고 햇살이
좀 퍼진 느낌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