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호된 추위로 명암 호수도 완전히 꽝꽝 얼었다 겨울이 되면 겨울다운 풍경이어야 하는데 공연히 물이 얼지 않아도 왜 안 얼까 걱정하는 기후변화에 대한 느낌이 온다 그래, 겨울엔 얼어야 제 맛을 보게 되는 풍경이고 입춘을 앞두고 명암호수는 이미 다 풀리고 녹았다. 우수(雨水)까지 기다릴 틈이 어디 있겠는가 날만 따시면 녹아버리지. 간밤에 아시안컵 축구대회에서 우리나라가 호주와 대결로 어렵사리 손흥민의 맹활약으로 2:1 승리했다고 남편이 거실과 안방을 드나들며 비몽사몽 자는 내게 소식을 전했다. 운동이나 다녀와야겠다고 집을 나섰다. 오늘은 절반쯤 녹았으려나 했는데 이미 다 녹아 버리고 까만 새 가마우지가 날아들고 있다. 오리 떼도 돌아오고 물닭 한 마리 고개를 까딱이며 먹이를 찾는다. 햇살은 화창하지 ..
집을 나와 체육공원을 지나고 명암호수도 지나 박물관까지 다녀오기로 맘먹고 출발이다 상당산성 한 바퀴 다녀온다고 하니 내일 같이 미동산을 가자고 한다 그럼 조금 가벼운 산책으로. 밤이면 내가 쿨쿨 잠자고 있을 때 찬 이슬이 내리는 야심한 밤에 나무는 추워서 달달 떨며 '이 옷을 벗어야 내가 산다'하며 버티느라 얼마나 고심했으랴 '다 버려야 내가 산다'하며 잎으로 가는 영양을 끊으며 눈물을 삼켰으리라. 엽록소를 공급받지 못하고 광합성 작용까지 멈추는 잎은 이내 붉게 물들고 떨어져 나뒹굴게 되리라. 지난 7월부터 전시 중인 고 이건희 회장이 수집해 온 국보급 문화재들이 아직도 '어느 수집가의 초대'라는 이름으로 전시 중이다. 해마다 이벤트성 전시가 있었지만 올해 전시는 좀 더 풍성하고 귀한 문화재들이 전시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