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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린 삶/건강

박물관을 가 볼까

낭만할매 안단테 2023. 10. 16. 10:00

집을 나와 체육공원을 지나고
명암호수도 지나 박물관까지
다녀오기로 맘먹고
출발이다

상당산성 한 바퀴 다녀온다고 하니
내일 같이 미동산을 가자고 한다

그럼 조금 가벼운 산책으로.



밤이면 내가 쿨쿨 잠자고 있을 때
찬 이슬이 내리는 야심한 밤에 나무는 추워서 달달 떨며
'이 옷을 벗어야 내가 산다'하며
버티느라 얼마나 고심했으랴

'다 버려야 내가 산다'하며
잎으로 가는 영양을 끊으며
눈물을 삼켰으리라.

엽록소를 공급받지 못하고
광합성 작용까지 멈추는
잎은 이내 붉게 물들고 떨어져
나뒹굴게 되리라.



지난 7월부터 전시 중인 고 이건희 회장이 수집해 온 국보급 문화재들이
아직도 '어느 수집가의 초대'라는
이름으로 전시 중이다.

해마다 이벤트성 전시가 있었지만
올해 전시는 좀 더 풍성하고
귀한 문화재들이 전시되어 있으니
박물관에 사람들의 발걸음도
훨씬 잦은 듯하다.

지난 9월 초에 봤으니 내부는
통과하고 박물관에 가을이
어디까지 왔을까, 뒷곁에 은행나무는
얼마만큼이나 노랗게
변했을까 궁금한 발걸음을
급히 옮긴다.



아주 조금씩 조금씩 물드는 나무들
가을이 내려와 엉거주춤 의자를
찾아 앉으려는 본새다.

은행나무도 제각각의 색으로 누구는
좀 노랗고 아직 파랗게 버티고 싶은
은행나무들이 서로  손을 맞잡고
다가오는 겨울을 우리 잘 버티자고
서로에게 격려하는 듯이
나란히 손잡고 서 있다.

11월이 되면 너도 나도 나목(裸木)
으로 버팀을 결의할 것이다.
추운 겨울이 와도 얼지 말고
죽지 말고 새 봄에 다시 새싹을
틔우자고 다짐할 것이다.


나도 한 가지 다짐에 동참한다
새벽 기체조가 겨울방학으로 들어
가면 걷기를 더 열심히 하겠다고
나무들에게 다짐한다.

이 쯤에 오니 땀이 흠뻑이다
땀 또한 오랜만이다
날이 차가워지니 한 시간 운동에도 새벽 기온이 낮으니 땀이 나지
않았다.

햇살 좋고 공기 좋고 나무도 좋고
나도 좋고 자연도 좋은 상생의
시너지 효과다.



목수국은 제법 잘 버티며 꽃송이가
탐스럽다가 저대로 마른 꽃으로
봄을 맞을 것이다.

작은 꽃잎 하나하나 어느 하나도
버리지 않는 목수국의 모성애라
대견하고 대단하다.

꽃 한 가지는 연약하지만 목수국의
큰 꽃송이는 흰 눈이 내려와
덮여도 마른 꽃잎 하나 버리지
않으리라.



늦둥이 수련꽃봉오리가 고개를 빠끔히 내밀고 하늘 한 번 쳐다본다.

하마터면 하늘도 못 볼 뻔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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