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에는 미호강변에서 라면 먹어보는 날이다. 엊그제 드라이브로 한 번 다녀갔던 곳인데 날씨도 그리 춥지 않고 전투 비행단도 잠시 멈춘 듯 살짝 조용한 틈을 타서 잠시 햇빛 좀 쬐면서 걸었다. 미호강과 무심천이 합치는 까치내는 늘 물이 가득했는데 오늘은 물이 싹 빠지고 없다. 대신 건너편에서 다리 놓는 공사가 한창이다. 빙빙 돌아가던 길을 다리로 건너게 되면 우리가 머물던 자리에서 바로 직선으로 정북토성이 나온다. 이 다리가 완성되면 우리만의 아지트는 온전하지 않게 될지도 모른다. 자동차들은 더 씽씽 달릴 것이고 자전거 타는 사람들도 많이 몰리게 되겠지만 나름대로의 시간과 장소를 즐기기로 했다. 갈대는 갈대대로 바람에 휘청이고 억새는 억새대로 하얀 머리 휘날리며 늦가을을 즐기듯이 춤춘다. 우리 부부는 새로..

공원에 앉아 있자니 바람이 꽤 쌀쌀하게 불다가 빗방울도 떨어지고 나뭇잎은 하늘로 치솟다가 굴러다니고 겨울이 막 다가오는 느낌이다. 우산을 들어도 바람이 세게 불어 걷기도 힘든 날이다. '이 시간에 집에 가면 낮잠 잘 텐데' 머리만 베개에 누이면 잠드는 남편도 낮잠은 금기 사항이다 '드라이브나 갑시다.' '어디긴요, 거기죠' 바람의 언덕 로드파크로 가는 줄 아는 남편이고 나는 미호천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이었다. '아니, 거기말고 미호천 입니다.' 비 올듯하던 하늘이 금방 개었다 먹구름이 가득하더니 하늘은 파랗게 구름은 하얗게다. 어떤 날은 머리 위를 바로 지나가는 전투기 훈련 때문에 고막이 찢어질 듯 머리 아프게 시끄럽기도 한 곳이다. 마침 조용한 날이라서 다행이다. 비도 안 내리고 날씨만 좋구먼 바람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