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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린 삶/음식

강변에서 라면 먹기

낭만할매 안단테 2023. 11. 10. 16:28

이번에는 미호강변에서 라면 먹어보는 날이다.
엊그제 드라이브로 한 번 다녀갔던 곳인데
날씨도 그리 춥지 않고 전투 비행단도 잠시 멈춘 듯
살짝 조용한 틈을 타서 잠시 햇빛 좀 쬐면서 걸었다.
 
미호강과 무심천이 합치는 까치내는 늘 물이 가득했는데
오늘은 물이 싹 빠지고 없다. 대신 건너편에서 다리 놓는
공사가 한창이다. 빙빙 돌아가던 길을 다리로 건너게 되면
우리가 머물던 자리에서 바로 직선으로 정북토성이 나온다.
 

 
이 다리가 완성되면 우리만의 아지트는 온전하지 않게 될지도
모른다. 자동차들은 더 씽씽 달릴 것이고 자전거 타는 사람들도
많이 몰리게 되겠지만 나름대로의 시간과 장소를 즐기기로 했다.
 
갈대는 갈대대로 바람에 휘청이고 억새는 억새대로
하얀 머리 휘날리며 늦가을을 즐기듯이 춤춘다.
우리 부부는 새로 생긴 자전거 전용 도러를 따라
발걸음 가볍게 걸었다. 왕복 3 키로.
 
수풀 속에서 장끼 한 마리가 푸두둥 날아오른다.
앞서 가던 남편은 화들짝 놀라고....ㅋ
 

언덕 아래 들깨 수확을 마친 밭에는 가을 냉이가 수북했다.
남편은 라면을 끓일 테니 조금만 뜯어 오라고 한다.
아직 밭에 흙이 얼지 않아서 부드럽게 잘 캐지는 냉이.
한 줌만 캐려고 했는데 다섯 줌이나 캤다.

........ㅎㅎㅎ
몇 년 만에 먹어보는 라면.
어쩌다 사위들이 모이면 끓여 먹는 라면이라도
'좀 드세요'라는 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먹지 않았다.
 
라면은 역시 야외에서....
냉이도 캐고
파송송~깻잎만 넣은 라면은 꿀맛이고....ㅎ

냉이는 다듬고 씻는 일이 캐기보다 고된 작업이다
집에 가서 할 일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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