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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린 삶/건강

'할머니'가 왜 좋을까

낭만할매 안단테 2024. 3. 11. 16:16

세 살배기 외손녀가 1박 2일 다녀갔다.
어찌나 할머니를 불러
대는지 하루가 지나도 귓가에
쟁쟁하다.


사위는 며칠 비상근무 중이고
딸은 하던 일이 좀 밀려서
주말에 출근해 처리해야 할
일들이 많다면서 잠시 아이 좀
봐 달라는 요청이다.  


이젠 좀 자랐다고 하기 싫은 일과
먹기 싫은 음식 안 먹기, 좋아하는
것만 하고 싶고 먹고 싶다는
세 살 외손녀다.



어제는 잠시 어린이 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냈는데 아주 호기심
천국이다.

어린이 도서관은 나도 처음 들어가
보고 코너마다 작은 방처럼 꾸며
놓아 가족단위로 책을 읽어
주거나 조용히 대화하기도
좋아 보였다.

문제는 우리 외손녀는 책에 집중할
나이가 아직 아니라서 도서관이
마치 놀이터인양 마구 누비고
소리 지르며 좋아 죽겠다는 듯하다.


아이고 들어설 때부터 이 아이가
통제가 안 될 듯했으니....

또래의 아이나 초등 언니
오빠들에게 스스럼없이 다가가
말을 붙이며 같이 놀고 싶지만
다른 곳도 아니고 도서관에서
가당키나 한 일인가.

어른들에게는 '안녕하세요 ' 인사
부터 아이들에게는 '이름이 뭐야?'
도서관이 떠들썩하다.

아무래도 못 올 곳을 왔구나 싶다.
애써 책을 골라 놓으니 잠시
읽는 체하기도 하고 읽어 주는
책도 몇 페이지 듣나 하니 이내
곧 책을 훅 접어 버린다.



아무래도 오래 머물 수 없어 금방
나가자고 하니 엉덩이를 뒤로 빼며
더 놀다가 간다고 한다.

쉿~~~~ 쉿~~~ 입막음을 하며
겨우  2 시간 채우지 못하고 나왔다.

저녁 먹고 집에 갈 시간을 예고하니
어째 기분이 무엇 때문에 나쁜지
짜증을 내고 우울한 표정이다.

'아빠가 보고 싶대~~'

'싫여~~'

이러저러 물어보다가

'가기 싫은 거야?'

'응~~ 가기 싫여.'



'그랬구나~~~'

하룻밤 더 자고 내일 데려다
줄까 하니 좋다고 헤헤거린다.
하지만 지어미는 어림도 없고 데리고 가는 게
편하다고 설득이다

결국 딸기 한 종지 맛나게 먹고
떠났다.


하루 만 보씩은 거뜬히 걸음에도
아이 보는 일은 다른가 보다.
아침에 일어나니 내 몸이
천 근 만 근~~~~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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