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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린 삶/음식

실패한 도다리 쑥국

낭만할매 안단테 2024. 3. 25. 21:29


난 지금도 도다리와 광어를 구분
하지 못한다. 다만 '좌광 우도'라는
들은 풍월만 알 뿐이다.

며칠 전 들판에서 뜯어온 쑥국을
된장 넣고 전통(?) 방법으로
끓여 먹자고 했더니 올해는 도다리 넣고
한 번 끓여 먹어보면
어떻겠느냐니 그 또한 그럴 듯도
하고 텔레비전에서만 보는
<도다리쑥국> 좀 먹자니 그 말도
맞는 듯하다. 작년인가 도다리 대신
가자미 넣고 끓인 쑥국이 시원하고
맛났던 기억이다.


마트 두 군데를 돌아봐도 도다리는
없었다. 하는 수 없지 *팡에서 주문하고
다음 날 도다리를 받았다.

시들하던 쑥이 씻어 놓고 며칠
지났는데 더 싱싱해 보인다.
다시마 국물내고 도다리 넣은
쑥국을 끓였다.

개봉박두.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아닌가?

어째 내 입맛에 맞지 않는다.
첫째 도다리 가시가 너무
많아서 먹을 때 보통 성가신 게
아니다. 그냥 된장만 넣고 끓인 쑥국 보다
더 맛이 없는 듯하니
괜한 도다리 쑥국인가 싶다.
도다리 살점이 너무 흐트러져
버렸다.

난 차라리 날콩가루 묻혀 끓인
냉잇국이 더 맛있다.



내가 바닷가에서
자랐으면 도다리 쑥국을 맛나게
잘 끓일 수 있었을까?

음식은 먹어봐야 맛을 알건만
먹어보지 않은 도다리쑥국을
끓이자니 참 쉽지 않다.
이 나이에 도다리 쑥국 끓일 줄
모르니 이 일을 어쩐담?

아무나 잘 끓이는 도다리
쑥국이 아니거늘~~~
무모한 도전이었나 보다

내년부터는 도다리쑥국 끓이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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