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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린 삶/음식

버물버물 쑥버무리

낭만할매 안단테 2024. 4. 23. 23:39

며칠 전 1시간 쑥 뜯었는데
다듬느라 2시간 걸렸다.
쑥을 깨끗이 뜯어야 하는데
풀이랑 마구 같이 잘라 왔다.

앉은뱅이 의자에 앉았건만
꼼지락 거리다 보니 종아리에 쥐가
나서 다리가 꼬이고 아파서
혼쭐이 났다.

'이긍, 이러면서 내가 이걸 왜
이러고 앉아서 하는 거야?'



봄 내네 쑥 한 번 뜯어 '도다리 쑥국'
끓였다가 쑥향만 맡아보고
쑥국은 맛없어서 아까운 쑥만
축내고 말았다.

그 쑥은 음력 2월 쑥이라 보약이나
마찬가진데~~~ 아깝다는 생각만.




그리고 한 달이 지났나 보다.

내 입맛도 계절을 아나보다
자꾸 쑥 버무리 한 번 먹고 싶네~~~
내 손으로 쑥 뜯어서 하고 싶네~

냉동실에 있던 쌀가루와
지난번 서산 여행 때 사다 놓은
붉은팥을 삶아서 쑥과 쌀가루를
버물버물 버무려서 찜기에 쪘다.

쑥향이 온 집안에 가득하다.
쑥이 거칠고 질기면 어쩌나 했는데
익으니 연하기만 하다.

대신 쑥맛이 좀 강했다.
달지 않고 쑥이 많아서 몸에
좋다고 하는 쑥버무리를 약처럼
너 한쪽 나 한쪽 나누어 먹었다.




아들이 영국 출장 다녀오며 사 온
홍차를 마시니 입맛이 더 쓰다.
이거야 원~~~ 쓴맛 천국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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