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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린 삶/음식

김치 찢어서

낭만할매 안단테 2024. 1. 7. 19:26




이상하게도 바깥 음식 맛나게
먹고 온 날은 집에서 먹는 밥이
맛이 없다. 왜 그런지 입맛이 떨어진다.

끼니때가 되어도 무얼 해
먹을까 도무지 구미가 당기지 않으니 막연하다.

살림하는 여인네의 삶이란
그날이 그날  같아도 머릿속에
늘 식단표가 며칠 치는
담겨 있는 게 보통이다.
평생을 그러고 살으니
여인들이말로 얼마나 과학적인
요리며 몸으로 기억하는 음식
맛일까. 참 대단하지 않은가?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입맛 없는
날은 머릿속도 하얘진다. 애꿎은
냉장고 문만 열었다 닫았다 멍하
게  서 있다.

아~~몰라 몰라... 안 되겠다

'여보시요~~! 오늘은 뜨신 밥이랑
통김치 찢어 먹읍시다.'

'그러세~~~~'




김치 막 찢어 놓으니
한 마디 한다

'내가 찢어 먹을 자유를 왜
빼앗는고~? 내 손으로 찢어
먹으려네.'

둘이 김치 한 통으로 밥
한 공기씩 뚝딱하고 먹었다.

'내 밥 다 어디 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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