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전날 새벽 남편의 폰으로 부고장이 날아왔다. '오랜 숙환으로 어머니가 별세하셨다' 내용이니 누구인가 싶어 클릭을 했는데 들어가지지 않는다고 이른 새벽잠을 깨운다. 나도 잠결에 누구지? 100세 가까이 되신 큰 고모님이 돌아가신 건가? 다시 클릭~ 클릭~클릭할 때마다 악성 코드가 폰에 다운되었는 줄 까맣게 모르고 하루가 지났다. 모두 삭제하고 수신까지 차단했으니 별일 없는 줄 알았다. 다음 날인 오전에 문자메시지가 빗발쳤다. - 270만 원 입금 안 해도 된다 - 장난하냐? - 문자 하지 마세요 - %~^#♡/?:@_;~%/-() -기타 등등 오는 것마다 삭제 수신차단에 바빴다. 하필 이삿짐 정리에 바쁜 큰 딸네 집에 갔는데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온다 '문자 보내지 마세요~~' 아니다, 우린 보낸 적..
이상하게도 바깥 음식 맛나게 먹고 온 날은 집에서 먹는 밥이 맛이 없다. 왜 그런지 입맛이 떨어진다. 끼니때가 되어도 무얼 해 먹을까 도무지 구미가 당기지 않으니 막연하다. 살림하는 여인네의 삶이란 그날이 그날 같아도 머릿속에 늘 식단표가 며칠 치는 담겨 있는 게 보통이다. 평생을 그러고 살으니 여인들이말로 얼마나 과학적인 요리며 몸으로 기억하는 음식 맛일까. 참 대단하지 않은가?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입맛 없는 날은 머릿속도 하얘진다. 애꿎은 냉장고 문만 열었다 닫았다 멍하 게 서 있다. 아~~몰라 몰라... 안 되겠다 '여보시요~~! 오늘은 뜨신 밥이랑 통김치 찢어 먹읍시다.' '그러세~~~~' 김치 막 찢어 놓으니 한 마디 한다 '내가 찢어 먹을 자유를 왜 빼앗는고~? 내 손으로 찢어 먹으려네.' ..
요즘 며칠째 햇빛 보기도 어렵지만 오늘이 일 년 중 가장 추운 소한이다. 옛날 어린 시절에 대한(大寒)이 소한(小寒)이네 놀러 왔다가 얼어 죽었다는 말을 들었는데 그 추위는 어디 가고 미세먼지만 잔뜩 낀 날이다. .........................♡♡♡ 이쯤에서 돌아보는 사진들. 날씨 청명하고 맑고 눈부시고 좋아서 어쩔 줄 모르겠다 싶었던 9월 어느 날이다. 아직 새파랗게 젊은 교장인 줄 알았던 남편 후배들도 줄줄이 정년퇴직을 맞아 저녁 한 끼로 퇴직 축하 인사를 나누던 날이다. 좀 일찍 도착하여 전통 시장 돌아보며 고추도 열 근 사서 빻고 볼거리 먹거리를 찾는 아이쇼핑이다. 저렴하다 싶은 먹음직한 자두는 빛 좋은 뭐처럼 자두 속에 옹이가 하나씩 배겨서 좀 그랬다. 그럴 줄 알았으면 하나 먹어..
임진왜란 당시 명량대첩과 한산 대첩에 이은 노량대첩을 다룬 이순신 영화 에 큰 감동을 받은 남편이다. 이순신의 시를 붓글씨로 쓰기도 하고 이순신 공부로 보낸 일주일 이다. 연말에 아이들이 다녀 가며 각각 영덕에서 단양 도담 삼봉에서 일출이 없다는 소식이 날아왔다. 우리 집 앞은 자욱한 안개로 청룡이 솟아올라도 안 보일 정도였다. 해가 중천에 오르자 안개도 조금 걷히고 가고자 했던 아산 현충사 로 출발했다. 두 달 전 친정모임을 했던 가을에 잠시 다녀갔으나 그때의 감회와 또 다른 느낌으로 이순신을 만나고 온 것이다. [1598년(선조 31) 노량해전(露梁海戰)에서 장렬한 전사를 하자 조정에서는 조문사절을 파견하였고 1599년 2월에 충청남도 아산시 금성산에 장사하였다. 그 후 광해 6년(1614)에 충청남..
화산활동으로 탄생한 제주는 90%가 현무암으로 생명이 살아가기 다소 척박한 땅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돌의 트멍마다 물기가 고이고 이끼가 쌓이고 사이사이 식물의 뿌리들이 얼기설기며 꿋꿋하고 끈질기게 생명을 틔웁니다. 제주만이 가진 생태의 보고를 원형에 가깝게 보존하고 가꾸며, 함께 그 가치를 나누고자 부지런히 정원을 돌보고 있다./ 숨도 정원 안내판에서 이곳은 늘 이라는 이름만 보고 지나치던 곳인데 간판이 로 바뀌었다고 한다.(블친 카라님 글에서) 그 날은 오전에 법환동 범섬 앞을 남편이 뛰었고 점심은 호근동 식당을 갔으나 많은 반찬을 보고도 맛나게 먹지 못했던 날이다. 그날(2023.12.08) 오후 숙소에서 가까워 잠시 숨도 정원에 다녀왔다. 입장료: 6000원 ▲큰풍선초 서귀포 귤림성, 숨도 카페..
영화 '명량'을 보고 얼마 지나지 않은 듯한데 2014년이었다니 세월 참 빠르다는 말로 대신하는 이쯤이다. 이순신~~ 이순신 익히 들어서 너무도 잘 아는 그 이름 아니던가. 알면 무엇을 얼마나 알까 싶은데 영화로 보니 이순신의 고뇌에 찬 삶을 다시 느껴 보게 된다. 영화 '명량' , '한산'이 이라면 그에 이은 마지막 대첩 '노량'은 라는 소제목을 달고 개봉되었다. 김한민이라는 감독의 이순신 3대 대첩 시리즈 영화 마지막 편이라고한다. 작년에 개봉한 '한산'은 보지 못했다. 영화 '서울의 봄'을 볼 때 끝까지 분노하며 보았다면 이번에 본 '노량'은 중간쯤에서 흐르기 시작한 눈물이 영화가 끝날 때까지 멎지를 않았다. 특히 조정에서 조여 오는 이순신에 대한 모함에 맞서는 전장에서의 결심일까? 스스로 죽음을 ..
따스한 서귀포 범섬 앞바다를 보며 달려 보겠다는 날이다. 그날은 하필 바람이 세고 초미세먼지 나쁘던 날이다. 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낫다고 하건만 달릴 때는 마스크가 오히 려 걸림돌이라고 하지 않았다. 강정포구 쪽을 바라보며 먼저 앞서 달려가고 갈 때까지 가서 쉬고 있으면 나는 올레길을 걸어서 가겠노라 뒤 따라 걸었다. 그 길이 올레길 코스기에 당연히 길 표시가 잘 되어 있겠지 했는데 잘 달리던 남편이 되돌아오며 길이 없다고 한다 내가 봐도 길이 없다. 남의 비닐하우스길로 들어가니 암탉들이 난리 났다고 울어댔다 그 바람에 우리도 놀랬다. 돌아 나와 살펴보니 곧장 가면 개인 사유지로 들어가게 되고 올레길은 언덕 아래 바다 너들길로 접어들게 되어 있었는데 올레길 리본을 그냥 지나치고 말았던 것이다. 늘 자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