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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린 삶/日常

집콕하며 호야도 보고

낭만할매 안단테 2024. 6. 23. 18:55



오랜만에 단비가 내렸다

비가 내리면 우선 더위가
한 풀 꺾이니 야외로 나가기 좀
편하다. 얼마 전부터 바깥으로 나가
바비큐 한 번 하자는 남편의 말이다.

'날이 너무 더워서 비 오는 날
가 봅시다.'

이러는 참에 셋째네가 다녀가고
다음 주에는 완주로 동생네랑 캠핑 갈
예정이라고 한다. 같이 가려 했으나
여의치 않아 우리 부부는 큰 딸네의
세컨드 주택으로 바비큐나 가자고.

잠정 약속 된 차에 카라님의 톡이
울려 공주 색동공원으로 수국꽃
보러 가잔다. 이미 약속이 잡혔으니
어찌하랴.



큰 딸은 학교 연구 수업으로 무리를
했는지 이틀간 허리 아파서 출근도
못했다고 하고 외손녀들은 각각
기침과 코감기로 병원 전전이니
모두 아픈데 바비큐가 무슨 소용이랴.

마침 비 내리는 주말이다.
더위도 한 풀 꺾일 테니 불 앞에서
고기 굽기 해보자고 짐을 꾸렸다.
출발하면서 동네 식육점에서 고기만
사면된다. 현관 앞에나갈 짐을
놓고 돌아서는데 남편 曰~~~

'아침에 학교 운동장 다섯 바퀴밖에
안 뛰었는데 왜 발목이 아프지?'

'그러게요...? 어찌 그리요?'

'바비큐 갈 수 있을 거라요?..'

글쎄 하면서 대답이 시원찮은 걸
보니 아프긴 좀 아픈가 보다.


'갈 거예요 ~~?'




또 글쎄라고 하는 건 자기가 먼저
가자고 해 놓고 못 가게 되니 미안한
마음이 들긴 하나 보다.
결정은 내가 해야지 안 되겠다 싶다

'다음에 갑시다'

(다음이 언제일지... 그 집은 며칠 후
매매계약 하기로 했으니)


그렇게 해서 딸도 못 만나고 바비큐도
못하고 카라, sugee님과 유구 색동
공원 수국도 못 보고...

집콕하며 베란다 화초들 중
<호야> 핀 걸 돌보면서 보낸
하루다.




우리 집에 와서 3년째인데 처음 꽃을
보여주니 별처럼 빛나고 보석처럼
반짝이는 별꽃 호야 보는 즐거움이
좋은 날이다.

집콕도 괜찮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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