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정말 끝났구나 싶게 실감 나는 일, 공연을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문화예술에 자주 접하지는 않았지만 어쩌다 한 번 보고 싶은 공연이라면 막힌 문이 아쉬웠던 세상이었다. 세종 예술의 전당에서 오페라 공연을 보게 되었다. 주인공 의 비극적(?) 인생 드라마. 여고 시절 음악선생님으로 계시던 수녀님이 차분하게 들려주던 비올레타의 인생이 오버랩된다. 공연이 시작된 후 사진촬영은 금지다. 줄거리 파리 화류계 스타인 비올레타는 불치병으로 죽어가고 있다. 사교모임에서 알프레도를 만나게 된 비올레타는 그의 순수한 사랑 고백을 조롱하지만 이내 마음을 열게 되고, 함께 시골로 내려가 사랑을 키우게 된다. 그러나 알프레도의 아버지 제르몽이 나타나 헤어질 것을 요구하고, 비올레타는 알프레도의 원망을 뒤로한 채 파리..
마트에서 즐겨 사 먹는 먹거리도 좋지만 이따금 육거리 새벽 시장에서 사는 푸성귀들은 할머니들의 여름 손 맛이 제대로 배어있어서 좋다. 쓱 한 번 지나가면서 통과하는 새벽시장 다음은 어디로 가볼까, 정북토성에서 아침 해를 따갑게 바라볼까 시원한 문암생태 공원에서 시원한 나무와 바람을 느낄까. 문암 생태공원에서 맞는 바람, 풍경, 바람개비 그리고 언덕 아래 물이 고인 도랑에서 울어대는 맹꽁이들의 아침 노래. 그 합창에 귀가 먹먹했다. 꽃도 나무도 작은 소공원들도 모두 저마다의 특징을 지닌 채 아침을 맞는다. 숲 길을 걸어도 좋고 충북선 기차소리도 요란하지 않고 이따금 지나가는 애완견과 견주의 소곤거림이 있을 뿐이다. 그리고 오랜만에 먹는 아침밥 메밀 전병과 황태 콩나물국밥이다.
그 식당에는 늘 꽃이 만발한다. 겨울에는 창가에 꽃들이 봄보다 더 많다. ............ 이른 아침 김수녕 양궁장에서 땀 뻘뻘 흘리며 걷고 나오면서 할머니가 파는 한 단 샀다. 아홉 시도 안 된 식당에서 아침밥을 달라고 하면 눈치 보일 듯해서 산성마을 앞 호수를 몇 바퀴 돌고 나무 아래 앉아서 시간 좀 보내다가 그 집으로 갔다. "아침 먹을 수 있나요?" '아직 청소도 안 했는데~~~' 이러는 그 집, 아, 그럼 좀 더 있다가 오겠다고 하면 안 된다고 한다. 첫 개시는 해 주시고 가라고 하며 잠시만 기다려 달라고 한다. 청소는 미루고 밥부터 먼저 차려 준다. 그날은 돌솥비빔밥으로 먹었다. 밥 먹고 나오는 길에 화분 하나 얻어 왔다....ㅎ
작년에 딸과 외손녀가 다녀온 사진을 보고 올해는 꼭 한 번 가봐야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차에 마침 남편은 동창회로 잠시 자리를 비우고 딸과 외손녀와 3 모녀가 다녀온 공주시 유구읍 제1회 수국 축제다. 하얀 수국은 많이 피었다. 꽃보다 사람이 더 많았다. 들어가는 입구 몇 키로쯤부터 차가 밀리기 시작하더니 읍내에 다다르니 주차장들도 모두 만차다. 결국 강변 둔치에 차를 세웠다. 점심 먹으러 공주시내로. 45년 전 가봤던 그 식당이 아직 있을까? 20대 초반 남편과 연애시절 가 본 식당이다. 검색해보니 으로 나온다. 아무래도 맞을 듯하여 그 집으로 갔다. 주인에게 물으니 그 무렵에 시집 온 며느리가 주인이 되었다고. 그때 그 불고기를 딸과 외손녀와 함께 맛나게 먹었다.
가뭄 끝에 단비가 내리는 날 아침, 서울 창신숭인 봉제 단지로 견학 가는 날이다. 2 주간 이사하는 과정에 에서 서울 동대문 창신숭인 봉제단지로 견학가게 되었다. 우리 주민센터의 봉제교실은 청주시에서 가장 활발한 활동과 솜씨로 가장 잘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내년부터는 우리 동의 봉제교실은 조합을 만들어 생산과 봉사 등을 이어 브랜화 하고 도시재생 센터에 이바지하고 앞장서는 마을이 되고자 앞장선다고 한다. 제조업이 거의 소멸하다시피 한 줄 알았는데 아직도 70년대처럼 좁은 골목은 봉제공장으로서 명맥을 잘 유지하고 이어져 오고 있었다. 창신동은 팝아티스트 백남준이 태어나고 자란 곳. 백남준의 부친 백낙숭은 대한제국 고종이 캐딜락 승용차 한 대 뿐이었는데 그는 캐딜락 두 대를 소유했으며 비행기, 제철, 조선..
세조길은 세심정에서 5백 미터쯤 복천암에서 끝난다. 이름하여 세조가 수양대군 시절 걸었던 그 길, 복천암이 있다. 세종의 명으로 석보상절 편찬 중이던 신미대사를 만나고 간 곳이다. 훈민정음 창제의 좋은 자료가 되었다고 한다. 그 암자에서 왼쪽 산기슭을 올라가면 부도가 있다. 문장대, 법주사 여러번 다녀갔다고 하지만 들어가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훈민정음과 신미대사의 사연이 있어 그 역사를 알고 보니 숙연한 마음이 드는 블친 카라님과 세조길 걷기였다. 잠시 법주사에서 국가보물 5호 쌍사자 석등을 한 번 더 보고. 그날 아침 운동과 세조길로 이어진 걷기는 15킬로미터였다.
건강한 삶을 위하여 걷고 또 운동하고 봄철 발바닥 아프다는 이유로 몸이 무거워졌다. 건강검진에서 좋지 않은 수치도 나오고 평소보다 조금 더 부지런해지기로 했다. 주민센터 재건축으로 인해 마침 봉제교실이 쉬는 날이다. 이웃 블친 카라님이 '세조길 가실래요?' 카톡이 울리고 별일 없으면 혼자라도 상단산성이나 다녀올까 했는데 마침 잘 된 세조길 가기. 몇 해 전 이 오픈했다는 뉴스를 보고 아들과 딸, 남편과 동생, 남편과 친구들 등 여럿이 가보긴 했으니 블친 카라님과 한 번 가자던 이 약속으로 이어지 못했는데 이제야 가보게 되었다. 처음 오리숲을 걸을 때 좀 썰렁한 바람이었으나 한참 걷다 보니 땀이 뚝뚝, 운동 좀 되는 코스 세조길이다. 은 그 옛날 조선시대, 세조가 수양대군 시절 복천암에서 석보상절 편찬 작..
무조건 좋다. 무조건 예쁘다. 무조건 가깝다. 무조건 또 가고 싶다. ..................... 증평인삼배 전국 장사씨름 대회가 있다는 소식과 보강천 공원에 꽃들이, 미루나무가, 잔디밭이 예쁘다는 소식을 접하고 가보자고 미루던 곳인데 마침 씨름 대회가 있어서 가보게 되었다. 가는 김에 식당에서 갈치조림..ㅎ 갈치조림 양은 냄비가 끝내주는 예술품이다...ㅎ 사람이 많아서 번호표 받아 기다렸다가 먹었다. ......................... 그리고 보강천 공원 잔디밭에 앉아 구름도 보고 사람도 보고 아기도 보고 사람도 보고 구경도 많이 했다. 해질 무렵이 되어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