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어릴 적에는 하얀 증기를 내뿜으며 증기기관차가 다녔다 우리 동네는 넓은 들판을 지나 기찻길에서는 2킬로 미터가량 떨어진 곳이다 그래도 증기기관차의 기적 소리는 우리 동네까지 들렸다. 그 소리가 울리면 조무래기 또래들이 우르르 뒷동산에 올라가 멀리서 다가오는 증기기관차가 칙칙폭폭 소리를 내며 지나가는 걸 구경을 하곤 했다. 기차는 하얀 연기만 남기고 꼬리를 감출 때까지 바라보았다. 기차가 사라지는 그곳은 어디일까 어떤 세상이 있을까 궁금했던 어린 날이다. 바로 경상북도 문경시 가은읍이나 영주로 가는 경북선 기찻길이다. 그때는 가은이라는 곳은 깊은 산골짜기 까마득한 곳이었다. 연탄 탄광으로 유명하던 곳이 지금은 연탄 산업의 쇠퇴와 함께 기차역까지 폐쇄되고 말았다. 나도 한 번 밖에 안 가본 곳인데 50..
어제는 스승의 날이자 부처님 오신 날 이어서 달력에 빨간 날짜이니 쉬는 날이었다. 우리네 봉제 교실에도 선생님이 계시는데 일주일에 한 번 배우니 지난주에는 각자 사정들이 있으니 이번 주에 식사하는 모임을 가졌다. 우리를 가르쳐 주시는 선생님께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명태조림으로 식사를 하고 차 한 잔으로 서로 좋은 덕담 나누었다. 나이는 천차만별이지만 같은 공부를 시작했으니 모두 같은 반 3학년이다. 선생님과 점심 식사 후에 잠시 카페에서 담소하다. 없던 것이 생기게 되고 못 하던 것을 할 수 있으니 배우는 즐거움은 또한 시니어에게는 크나큰 성취감으로 다가온다. 나이 들면 점점 건망증이 심해지고 자꾸 무엇이든 잊다가 결국에는 나는 여기 있는데 내가 없어지니 그를 방지함을 위한 손놀림이 도움이 될까 싶어 늦..
실로 50년 만에 가보는 사찰 경상북도 문경시 가은읍에 있는 조계종 특별선원 봉암사이다. 예전에는 산문이 열렸던 곳이라 기차 타고 기숙사 학생들을 이끌고 여 선생님 두 분이 함께 가셨다. 너무 오래된 기억이라 가은 역에 내려서 봉암사까지 계속 걸어갔는지 버스를 타고 근처까지 갔는지 통 기억이 없고 '선생님, 아직 멀었어요?' 물어본 것과 ''조금만 가면 된다''는 대답만 듣고 무작정 걸었던 기억, 사복 입으면 안 되고 교복 입어야 했다. 사진을 보니 나도 내가 어디 있는지 한참 들여다 본 후에야 찾았다 지금 생각해도 가은역과 봉암사는 5 km 이상은 될 듯하다. 논과 논 사이 길을 걸어가는데 6월의 태양은 더웠다. 높은 산만 생각날 뿐인 곳이다. ~~~~~~~~~~^^ 1984년부터 조계종 특별선원으로 ..
그러고 보니 한참 동안 새벽 시장에 가지 않았다. 주중에는 아침 도깨비시장도 출근하는 차들로 붐빈다.우리는 주말에만 새벽 시장을 가는편인데 요즘은 머윗대가 제철을 맞은 듯하여 나가 보았다.할머니들의 손맛에 의한 가격은천차만별이다. 머위 조금 놓고3천 원, 5천 원, 1만 원 등 좀많다 싶은 건 좀 비싸다.통과~ㅎ완두콩이 벌써 나왔다.가격은 물어보지 못했다.물어보고 안 사면 마수도 안 했는데 물어만 본다고 야단맞을라 겁이 났다.상추 오이 고추 등 고추도 참 여러 가지다. 풋고추 아삭 고추청양고추 꽈리고추 등 새싹 모종들이 모인 모종탑 앞에서사진 좀 찍으려고 머뭇 거리니'뭐 좀 드릴까?'라고 묻는다'아녀요, 사진 한 장 찍을게요'괜히 미안한 마음이라 얼른 자리를 떴다.새벽 시장이라고 해봐야나는 6시 40분에..
유기농센터 장 보러 간다며꽃구경에 한 눈 좀 팔고센터는 오전 10시에 오픈이라무심천에 핀 유채꽃밭으로~~일주일에 한 번 꼴로 장 보러다니면서도 건너편 유채꽃을 못 보고먼 산 바라기처럼 지나친 곳이다도시농업 페스티벌 한다고 며느리가미리 정보를 주고 준비하는 것까지보고도 지나친 꽃잔치라.무심천 옆 농업기술 센터도시농업 페스티벌이 열렸던 곳이다.행사 때는 제법 큰 잔치였을 테지만복잡한 때를 지나 한가한 발걸음이나에게는 더 좋다.5월에 보는 코스모스며작고 아담하게 꾸민 예쁜 코너들이눈길을 끈다. 뒤늦었으나 조용한 가운데 찬찬히돌아보고 도시 텃밭이 예쁘게가꾸어져 있었다.나무 상자 텃밭은 아파트 베란다에하나쯤 두어도 좋을 법하다.장보기는 여벌이고 꽃구경에시간 보내다.
예전에 왔을 때는 주차장이 그다지 넓지 않았다. 지금은 사람들이 많이 찾아올 것이라고 진천읍 관광과에서미리 짐작하고 크게 만든 큼직한 주차장에 자동차가 빼곡하다.그날 어버이날이라 부부 쌍쌍의모습이 많고 자식들까지 같이온 일행도 참 많은 날이다.나만 홀로 왔나 싶은데 발걸음 빠르게농다리를 건너가려니 앞에 노부부의 모습이 보인다.남편이 부인의 손을 잡고 조심히 건너가자고 일러주는 아름다운 노부부 모습이다.진천 농교는 『상산지』와『조선환여승람』의 기록에 의하면 '고려초 임장군이 축조하였다'고 기록되어 있어 천여년 세월을 버텨온 돌다리이며, 과학적 공법의 우수함을 짐작하게 할 만큼 특이한 양식으로 짜여진 이 다리는 전국적으로 그 비슷한 예를 찾아볼 수 없는 소중한 문화재라 할 수 있다.> 나무위키 [천년이 넘..
아침에 운동하고 들어오니남편은 집 앞 학교 운동장에서뛰었다고 하며 집안 청소 중이다.'진천 보탑사에 꽃이 예쁘게 필 때가된 거 같은데~~~?''당연히 5월인데요, 비구니 스님들이으련히 예쁘게 잘 가꾸어 놓았을 라구요'~~~~~아침 먹고 가보자는 말도않고 붓글씨 좀 쓰고 싶은 날이라고딴전이다. '아, 그렇다면 혼자 다녀 오리다~'둘이 가도 좋고 혼자 가면더 좋고 보탑사며 농다리를 거쳐출렁다리까지 한 바퀴 돌고 오리라.제천에서 청주로 이사 후5년 간 출퇴근 하던 진천이다오늘은 어버이날이다.며칠 전 다녀간 아이들은 전화가 오고 카톡으로도 오고'어버이 은혜' 감사의 전화가 빗발친다보탑사는 비구니 스님들이 아담한 사찰 내에 꽃들을 많이심어 가꾼 예쁜 절이라 내가 이따금찾아가기 좋아하는 절이다.근처에 수녀원이 있..
오랜만에 4남매 자식들이 몰려온다. 큰 딸네의 세컨 주택에서 짧은 1박 2일 모임에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준비할까 각자의 준비로 잠깐 모였다 헤어지는 시간임에도 즐거움으로 가득하다. 갓 심어놓은 텃밭에서 첫 순 상추를 따서 씻어놓고 하나둘씩 도착하기를 기다린다. 따가워진 5월의 햇빛을 가릴 타프를 설치하고 텐트를 치고 자릴 만들고 그동안의 얘기로 이야기 꽃이 핀다. 세 살 외손녀는 '짭조름한 맛'이라며 새우깡을 맛나게 먹는다. 집에서는 좀처럼 주지 않는 과자라고 모임 때 더 맛나게 먹는 군것질이란다. 그러는 사이에 멀리 제천에서 오는 딸네도 도착했다 봄에 태어난 큰 딸애의 생일이 있어 축하하고 3녀 1남의 막내아들네는 결혼 3년 만에 태기(胎氣)가 있다는 기쁜 소식을 안고 봄을 맞았다. 태명은 나무처럼 ..
친정 엄마는 올해로 90세가 되셨다. 지난 12월 치과에서 발치 후 갑자기 뇌경색으로 쓰러지셨다. 치과 치료는 부정맥 환자에게는 여간 조심스러운 일이 아니다. 중환자실에서 일주일과 일반 병실 3주를 거쳐 재활 병원에서 3개월 운동 치료를 겸한 재활 훈련으로 마침내 집으로 퇴원하셨다. 다시는 집으로 오지 못하실까 봐 칠 남매는 똘똘 뭉쳐 어머니의 건강 회복만을 기도했다. 엄마는 덩치는 작지만 워낙 다부진 몸에 그 연세까지 무릎이 아프다, 허리가 아프다는 말씀 한 번도 없었으니 얼마나 건강하셨는지 고혈압 당뇨병도 없으시다. 아들 딸네 모두 고혈압에 당뇨 수치들이 엄마의 건강을 닮지 않았다. 대신 부정맥 약을 드셨다. 퇴원 후 요양원으로 안 가시고 집으로 오셨으니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지난주 며칠간 주간 ..
남편이 프로야구 보기를 즐긴다집에서 TV중계방송으로만 보다가열렬히 응원하는 그 팀이 몇 년간부진한 성적을 뚫고 요즘 좀 잘한다.인터파크에서 예매가 열리던 날 5분도 안 되어 구하고자 하던 좌석은 이미 매진이다.하늘에 별따기다. 가까스로 높은층으로 올라가야만 하는 4층에두 자리를 잡는데 성공이다.문제는 안양천을 지나 고척 스카이 돔 목적지에 도착했는데2 바퀴를 돌아왔건만주차장 입구가 없다.입구에서 물으니 주차장에 세우던가 건너편 주차하고 걸어오란다. 구로 공구 상가에서는15분 걸어와야 한다고. 하는 수 없지. 차를 몰고 야구장에들어갈 수 없으니 어딘가 주차해야 했다. 구로 공구상가는 갔다가 도로나와서 동양 미래 대학 주차장에가까스로 주차했다.날씨 좋은 날에 스카이 돔야구장은지붕을 열어 놓는 줄 알았는데닫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