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 탄수화물 적게 먹자고 쌀밥, 보리밥, 라면, 국수를 피했다 좋은 거 먹겠다고 하지만 보리밥 먹고 자란 세대가 밥이 빠지니 당췌 먹을 게 없다 쌀밥 대신 야채와 과일과 통곡물 빵을 먹어봐도 거칠고 맛없고 꼭꼭 씹히지도 않고 설렁설렁 씹어 삼키니 소화도 불량이다 '보리쌀 사서 보리밥 해 먹을까 봐요' 남편이 운전하는 날이다 '당신 좋아하는 거 먹으러 가자'는 말에 내가 좋아하는게 뭔데 그러실까 난 특별히 좋아하는 거 없이 다 잘 먹고 싫어하는 거 없이도 잘 먹는데~~~ㅎ 특히 처음 먹어보는 음식에 호기심이 더 많은데 무얼 사주시려나 기대된다 '어디로 무얼 먹게요?' '가 보세~~~가보면 압니다' 평소 자주 다니던 길로 들어서는데 여기로 가면 뭐가 있지~~? 이쯤에 뭐가 있지~? 한 번도 안 가본 집..
남편이 그동안에 먹고 싶은 걸 많이 참았나 보다 방송에 나오는 것만 보면 언제 먹으러 갈 수 있을까 가늠만 해 보곤 한다 그러다가 외손녀가 보고 싶다고 전화하니 사위와 딸의 입장에서 아빠가 움직일 수 있는 때가 아직 아니라는 걸 아는지라 주말에 온다고 연락이 왔다 기름기 적은 음식을 준비하자니 고민이다. 딸은 무얼 사 오겠다고 하더니 한방 오리탕을 식당에서 완제품으로 가져오겠다고 한다 지난번에 오리 고기 질겨서 잘 못 드시던 모습 본 지라 그 건 또 아닌 것 같다고 망설인다. 이 참에 남편이 먹고 싶어 하던 박달 홍게로 주문했다 수율 90% 자숙으로 주문하니 메시지로 자세한 설명과 먹는 방법까지 알려주고 수율이 맘에 안 들면 5장 내외 사진을 보내주면 상품을 다시 보내 주겠다고 한다 참 친절한 구룡포 아..
남편은 3박 4일 입원으로 다음날 퇴원했다 2~3주가량 외래진료만 남아있다 김장준비 쉴 틈도 없이 다음날부터 황석어 젓갈을 달이고 김장준비 태세로 들어간다 찹쌀죽이며 호박범벅, 홍갓, 청갓 쪽파, 대파 김장용 채소를 사고 아이들이 모일 것에 대비 먹을 양식도 장만하고 바삐 보낸 날들이 지나고 어제 김장 버무릴 때는 해프닝이 ~~~~ㅋ 고춧가루 + 찹쌀죽 + 황석어 젓갈 달임 물로 반죽을 해놓기까지는 잘 했는데 새우젓을 생각 없이 많이 넣어서 '소태같이 짜다'는 남편의 한 마디에 모두 갑자기 썰렁 모드다 '모라고~? 그렇게나 짜다고?' 으앗~~ 큰일 났다. 그때부터 비상이다. 아들은 다시 마트로 달려가 홍갓 청갓을 두어단 더 사 오고 냉장고에 보관 주이던 무들을 꺼내 새로 씻고 채 썰고... '엄마, 아무..
작년 제주도 한 달 사이 가려고 급히 급히 담아 놓고 간 된장이 잘 익는 줄 알았다 다녀와서 40일이 지난 장 뜨는 날 급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세상에 그렇게 단단한 메주는 처음 봤기 때문이다 소금물에서 40일이 지났으면 간장 색깔도 발그름하게 좋아야 하고 된장도 누렇게 잘 퍼져야 한다 라는 언질을 받고 나서 만약 아닐 경우 환불해 주겠다고 했다 그것도 2 말이었으니~~~ 반품은 가당키나 했던 일인가~ㅋ 좀 짜다. 맛나다. 달콤하다. ......ㅎ 메주콩 삶고 찧어서 항아리에 붓고 섞었다 좀 덜 짜길~~ 맛나길~~ 잘 숙성되길 바라면서~~~ㅎ
벌써 한 달이 되어가는 지난달 코로나 확진이었다 자가 격리되어 집에서 쉰다고 하지만 어찌 가만히 누워서만 있으랴 마트에서 보내주는 카톡 홍보를 보고 주문하니 이내 배달이 된 알타리와 단 무 2개. 이 일을 어찌하랴 코로나로 확진되었으나 가볍게 지나가는 듯하여 슬슬~~~~ 정말 슬슬 알타리 다듬고 깍두기 담고 왜 평소 안 하던 일을 하냐~ 쉴 줄도 알아라~ 그거 담고 더 아픈 거 아냐~ 먹지도 않으면서 ~~ 욕심도 줄여라~~ 등등의 잔 소리를 귓등으로 흘러 보내고 거뜬하게 담아놓은 김치통들이다 슬슬 담은 알타리와 깍두기라고 했겠다 확진 사흘 차 인후통이 시작되었다 며칠간 침도 못 삼키게 죽도록 아팠다 일주일 내내 이비인후과 세번 다녀오고 인후통약 먹으며 앓은 코로나19 였다 후유증은 기운이 빠진 듯 머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