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느린 삶/음식

보리밥 땡기는 날

낭만할매 안단테 2023. 3. 20. 14:31

 
 
언제부터 탄수화물 적게 먹자고
쌀밥, 보리밥, 라면, 국수를 피했다

좋은 거 먹겠다고 하지만
보리밥 먹고 자란 세대가
밥이 빠지니 당췌 먹을 게 없다

쌀밥 대신 야채와 과일과
통곡물 빵을
먹어봐도 거칠고 맛없고
꼭꼭 씹히지도 않고
설렁설렁 씹어 삼키니
소화도 불량이다

'보리쌀 사서 보리밥 해
먹을까 봐요'

 

이것은 숭늉(마치 막걸리 같다)


남편이 운전하는 날이다
'당신 좋아하는 거 먹으러 가자'는
말에 내가 좋아하는게 뭔데
그러실까

난 특별히 좋아하는 거 없이
다 잘 먹고 싫어하는 거
없이도 잘 먹는데~~~ㅎ

특히 처음 먹어보는 음식에
호기심이 더 많은데
무얼 사주시려나
기대된다


 


'어디로 무얼 먹게요?'

'가 보세~~~가보면 압니다'

평소 자주 다니던 길로 들어서는데
여기로 가면 뭐가 있지~~?
이쯤에 뭐가 있지~?

한 번도 안 가본 집 앞
주차장에 차를 세운다

 


'여기 뭐가 있길래요?'

차라리 건너 편 식당은
몇 번 가보던 곳인데
맞은편 식당이 있는줄도 몰랐다
전혀 들어 갈 생각조차
없던 식당이다

'저기 저 간판 보리밥 집이요'

 


식당 안에 사람이 가득하다
꽤 유명한 집을 우리만
모르고 살았나 보다

보리밥 값이~~~???
책 한 권 값이다

(보리밥이 좀 비싸네~)
뜨아한 표정으로 무엇이
사람들을 끌었을까
궁금했다


 


흠~~~보쌈 한 조름이
있었고나
그렇구나~그래도 좀....

물가 오른 현실성에 뒤지는
내 뚱한 표정에

'그냥 맛있게 먹어 두면 되지'

라고 어서 수저 들라는 표정이다



갖은 나물 보리밥 위에 가지런히
놓고 병채 앉은 참기름 듬뿍
뿌리고 고추장 넣어 비벼
이 또한 봄맛이라 여기며
한 숟가락 입으로 가져간다

보리밥은 오물오물 잘도 넘어간다


또 하나 2 층 카페는 무료라고 한다
식당 영수증으로 커피 한 잔
마시며 시간 보낼 수 있어서
좋은 1석 2조 식당과 카페를
겸한 보리밥집이다

카페 역시 넓고 전망좋고
괘청한 분위기에
비싼 밥값에 대한 보상이
넉넉히 주어진 느낌이다

 


우리 부부는 대추차와 메밀차로
카페 분위기를 느끼며
잠시 앉아 있었다

카페에 커피향은 진한데
우리는 전통차로 마시고
있으니 함박스테이크 후
커피 한 잔 하던 80년 대와
지금의 보리밥 먹고 메밀차
한 잔이 다를 게 없는
세상을 느낀다

 


우리 부부는 한 동안
커피를 무척 좋아했다

치앙라이 한 달살기여행 때
한국인 커피 선교사에게
사온 원두 커피를 직접
로스팅 해 보기도 하고
전문 로스팅 가게에 맡겨
좋은 향으로 마셨다
 
 


지금은 디카페인 커피도
마시지 않는다
아니 혈관 건강 때문에 끊었다

보리밥집 위층 카페에도
사람들이 가득하다

괜찮은 식당집 아이디어다~~♡
 
 

 

'느린 삶 > 음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장대비를 뚫고-명암유원지  (40) 2023.07.17
이런 빵이 왜 좋을까  (64) 2023.07.06
도다리 대신 가자미  (46) 2023.03.08
오랜만에 홍게 파티  (33) 2023.02.16
김장하고 만두 빚고  (56) 2022.1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