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돌 지난 외손녀가 왔다. 1박 2일 봐 달라며 서울의 무슨 공연을 보고 서울 야행을 떠났다. 날도 춥고 콜록콜록 기침감기는 달고 왔으니 바깥으로 나가지 못해 집 안에서 뱅뱅이다. 어린이 집에 있었으면 낮잠 시간 대로 한 숨자고 놀 텐데 할아버지 할머니 방을 오가며 오만가지들이 다 나온다. 심지어 할아버지가 며칠을 찾아도 못 찾던 물건이 나오니 오히려 반가운 물건도 있다. 이래서 아이들과 지내면 웃을 일이 많아진다. 외손녀가 오던 날 간식 가방 하나 만들어 주니 좋아하다가 금방 집어던지고 다른 장난감 갖고 놀더니 또 '어딨지?'라며 찾는다. 잠깐 외손녀를 할아버지에게 맡겨 두고 마트며 꽃집으로 다녀왔다. 세상에나 오박 난장 된 거실, 치우는데 시간이 걸린다 해도 아이 때문에 웃음이 더 많다. 2박 3일..
공원에 앉아 있자니 바람이 꽤 쌀쌀하게 불다가 빗방울도 떨어지고 나뭇잎은 하늘로 치솟다가 굴러다니고 겨울이 막 다가오는 느낌이다. 우산을 들어도 바람이 세게 불어 걷기도 힘든 날이다. '이 시간에 집에 가면 낮잠 잘 텐데' 머리만 베개에 누이면 잠드는 남편도 낮잠은 금기 사항이다 '드라이브나 갑시다.' '어디긴요, 거기죠' 바람의 언덕 로드파크로 가는 줄 아는 남편이고 나는 미호천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이었다. '아니, 거기말고 미호천 입니다.' 비 올듯하던 하늘이 금방 개었다 먹구름이 가득하더니 하늘은 파랗게 구름은 하얗게다. 어떤 날은 머리 위를 바로 지나가는 전투기 훈련 때문에 고막이 찢어질 듯 머리 아프게 시끄럽기도 한 곳이다. 마침 조용한 날이라서 다행이다. 비도 안 내리고 날씨만 좋구먼 바람이 ..
따뜻한 11월이다 그 날 입고 나간 옷이 얇았는데 농구공 몇 개 던졌다고 덥다는 느낌이 든다. 가볍게 던진 농구공 5개가 모두 골인되었다. 이럴 수가~~~ 젊은 날에는 농구공 만지는 것조차 무서웠다 던지면 농구 골대 근처에도 못 가고 오히려 내가 픽 쓰러지듯 지쳐 버렸는데 꾸준히 氣체조 한 보람인지 이젠 내 팔도 힘이 생겼나 보다. 모두 골인시키다~^^ 멍 때리듯 하늘도 바라보고 주변의 가을이 내려앉는 나무들도 보면서 한가로운 오후를 모처럼 보냈다. 이 공원에서 이런 멋진 석양을 처음 본다. 이 또한 모르고 살았던 가까운 공원의 모습이다. 이 공원은 새벽달을 보거나 샛별을 보며 국학기공 기체조를 하며 아침 1시간을 보내는 곳이다 늘 익숙하던 아침 풍경과 다른 석양을 만났다.
몇 해 전 12층 우리 집으로 이사 온 천리향과 재스민이 베란다에 있다. 진한 향을 풍기던 천리향은 꽃이 곱고 향이 좋아 사랑스럽던 나무이다. 올여름은 너무 더워서일까 잎도 자꾸 떨어지고 재스민 역시 볼품없이 지쳐 보이고 잎이 마른다. 쌀뜨물을 받아주고 알갱이 거름을 줘봐도 잎에 윤기가 흐르지 않고 잎이 마른다. 분갈이를 제대로 안 해서 인가? 여름 화분은 물관리가 더 어렵다던데 아무리 애를 써도 소용이 없다. 화분들이 모두 큼직해서 혼자 들 수도 없고 남편과 둘이 캐리어에 싣고 아파트 화단에 심어 보기를 한 달만이다 그동안에 여러 차례 비가 내렸고 밤과 낮의 기온차를 견디고 자연의 바람과 뜨거운 햇빛까지 견디며 흙에 뿌리를 내려야 다시 살아날 수 있으리라. 역시 땅에서 흙의 기운을 받으니 천리향과 재스..
새벽시장에는 마트와 달리 그날그날 수확한 나물이나 호박 고추 등 나오니 제철 음식 골라 먹기는 딱 좋다 이번에는 갓 심어서 싹이 나온 무 솎음 나물이 압권이다 겉절이 또는 샐러드로 곁들이면 무순 보다 더 알싸한 맛이리라. 추석을 앞두고 버섯까지 합류했다 '1능이 2송이 3표고'라는 말이 생각나는 능이버섯이 많이 나왔다. 가격이 만만치 않다. 가을꽃 국화도 선 보이는 꽃집에는 색색의 국화가 제철을 맞았다고 활짝 웃는다. 그중에 보라색 아스타 국화가 무리로 피면 장관을 이룰 듯하다. 알토란이며 송편용 솔잎까지 등장이다 추석에는 솔향이 솔솔 풍기는 송편이 제격인데 시부모님 가신 후 맛보지 못했다. 늘 조금씩 사다가 맛보는 송편맛이다. 솎음 나물은 어떠한가 어린 시절 칼국수에 넣어 주시던 엄마표 칼국수에 넣었던..
남편 테니스화가 아직 신을 만한데 뒤꿈치가 꺾이고 해져서 AS 받으러 가더니 일주일 후에 오라고 했단다. 찾으러 나가려니 며칠째 비가 쏟아붓는다 소나기도 아니고 마구 드러 붓듯이 내린다. 잠시 멈추는 틈을 타서 운동화도 찾고 내가 만든 한복 배자도 전시가 끝나고 찾아가라고 한다. /다음검색에서 하여 같이 나가서 중앙공원 가보고 성안길 걸으며 여간해서 사 먹기 힘든 '쫄쫄이 호떡'도 먹어보자고 한다. 밀가루를~~~??? 어쩌다 먹는데 어때하면서....ㅋ 운동화 찾고, 한복 배자 찾고 보니 주차할 곳이 마땅치 않다 유료 주차장 몇 군데 가 보아도 모두 만차이다. 주말이니 그런가 보다 하면서도 우리 차 하나 세울 틈은 있겠지 하며 들어간 그 넓은 도청에도 한 자리도 비어 있지 않아 돌고 돌아 어찌어찌 남편이 ..
어젯저녁에는 바람이 하도 선들하게 불어오니 싸늘함이 느껴졌다. 유난히도 더위를 많이 타는 남편은 여름이면 허구한 날 윗 옷을 벗고 지낸다. 저녁 식사 후 소파맨으로 앉아있더니 '아 ~~ 추워~왜 이렇게 춥지~?' '아 ~ 벗었으니 춥지요... 옷을 입던가 문을 닫으세요' '아~~ 그럴까~~~' 지독하게도 덥던 올여름 태풍에 한 차례 꺾이고 계속 내리는 비에 또 한 풀 꺾인 듯하다 언제 까지나 버티고 덥기만 할 것도 아니니 기어이 물러가려는 더위다 그에 따라 귀가 따갑도록 큰 소리 로 울던 매미 소리도 조금은 잦아 들었다 오죽하면 '매미도 한 철'이라는 말처럼 아무리 물러갈 것 같지 않던 더위가 사그라지듯 매미도 가려한다 흔히 매미는 오덕(五德)을 지녔다고 한다 매미의 일생을 살펴보면 매미는 땅속에서 7년..
오월은 가정의 달 가족 모임 한 번 하려니 휴양소들이나 휴양림들이 주말에는 매진이다 우리 가족은 한 번 모이면 15 명이나 되니 숙소 구하기가 만만치 않다 신청했던 공공장소는 네 군데가 모두 추첨에서 탈락이니 어디로 어떻게 모임 장소를 구해야 하나 한참 고민이었다 보은 쪽 수련원에 15 인실 대기 1번으로 가까스로 신청해 놓고 보니 밤 12시가 넘었는데 셋째 딸에게서 연락이 온다 좀 멀지만 25인실이 하나 남아 있는 휴양림이라고 한다 얼른 예약부터 해놓고 보자고. 숙소비는 엄마아빠가 내는 걸로. 경북 상주시 성주봉 휴양림 넉넉하게 넓은 25인실 독채 휴양관이다 오며 가며 비가 주룩주룩 내려도 출발하는 마음도 즐겁고 아이들과 단 하룻밤을 지내지만 모두 행복한 하루를 보내고자 함이다 비는 자꾸 내리는데 바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