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해도 아기는 낳지 않고 살고 싶다던 셋째 딸이다 '얘, 그럼 시댁이나 처가 생기고 골치 아프게 왜 결혼 하누?' 두 언니들이 더 야단 났다 그러더니 결혼하고 신혼기간 낙낙하게 가지겠다는 요즘 아이들이다 '그래, 그러려무나 대신.....' 뒷말은 생략했다 신혼부부 1년 가까워지자 아기 갖는 일이 또 두렵다고 한다 아무래도 안 될 듯해서 둘이서 상의 끝에 강아지 한 마리 데리고 오기로 했단다 '그건, 옳지 않다. 일단 아기 낳고 여력이 있으면 데려 와도 늦지 않다' 그렇게 해서 은하가 먼저 왔다 지금은 강아지 생각은 싹 지웠다고 한다 '이쁜 짓~~~~ㅎㅎㅎ' 이런 표정으로 웃는 게 이쁜 짓이라는 외손녀 은하 작년 이 맘 때 산후 조리원을 나와 3 주간 돌보던 중 산모는 요로결석이 오고 나는 신우신염으로 ..
그날 아침 기체조를 마치고 공원에서 집으로 내려가자니 김수녕 양궁장으로 조깅하러 갔던 남편이 '야, 타~~~'라고 한다 왜, 어딜 가게? '타라고 할 때 얼른 타~' 지난 4월에 라면 끓여 먹던 미호천변 '우리들의 장소'다 그날은 새싹이 돋았지 막 지금은 매미 소리에 귀가 따갑다 연일 폭우로 내리는 비 소식에 물구경 시켜 주겠다고 데리고 왔단다 어린 시절에는 장마철에 비가 쏟아지면 낙동강 물이 불어 올라 들판이 바다처럼 물에 잠기곤 했다 그 물난리에 낙동강 하구둑이 생기고 미꼬라지 붕어 잉어, 장어까지 잡아먹었던 물고기였다 낙동강 하구둑이 생긴 후 장어는 더 이상 육지로 와서 새끼를 낳지 못하고 멸종되다 시 피했다는 전설이 되었던 고향 얘기다 쓰레기와 흙탕물은 미호천을 가득 메우고 물은 한강처럼 넓게 가..
무슨 물건이든 손에 익은 것이 있고 애착이 가는 것에 정이 든다 족히 20여 년 넘게 빼지 않던 귀걸이 역시 그랬다 이따금 외출이나 행사 때 별다른 엑세서리를 하게 되만 이내 정든 걸로 바꾸어 뀐다 어느날 갑자기 한 쪽 귀가 허전했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빠졌을까 곰곰히 생각해 봐도 모르겠다 침대 옆으로 굴렀을까, 타올에 걸렸을까, 머리 감다가 빠졌을까, 아니면 새벽 기체조 하면서 고개 흔들 때 빠졌을까 싶어 운동장을 유심히 살펴 보기도 했다 별별 상상이 다 간다 차라리 둘 다 잊어 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에효, 이제 꼼짝없이 못 찾나보다 하여 이것 저것 찾아보다가 짝 잃은 귀걸이로 끼고 며칠을 보냈다 하는 수 없는 일이지 그렇게 그 귀걸이는 이제 내 곁을 떠나나 보다 싶었다 며칠 후 아니 보름이..
그 지난 주에 충남 태안 신두리에서 생일 모임을 거하게 하고 왔다 정작 생일날은 남편이 차려주는 생일상이다 그 날 아침 6시 배수지 공원에서 땀 쭉 빠지게 운동하고 돌아오니 주방에서 덜커덕 거리는 소리가 났다 '뭐 하심?' '응, 당신 생일이잖여, 오늘은 내가 다 해 줄 께 당신은 오늘 가만히 있다가 맛있게 먹어 주기만 해~' ~~~~미역국은 많이 먹었으니 오늘은 맛나는 오믈렛으로 해 주겠다고 한다 ~~~~ㅎㅎㅎ 역시나 남편의 솜씨다운 다 태운 오믈렛으로 생일상이다 화근내가 팍팍 풍겨서 온 집안에 탄 내로 쩔었다 어쩌자고 올리브오일로 볶았는지 사정없이 태웠다~~ㅎ '만약 내가 저렇게 했으면 뭐 하는 거냐고 호통치지 않았을까?' 나도 짐짓 '아니, 이걸 생일 아침 음식으로 먹으라고 한게요? 안 먹어, 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