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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린 삶/日常

귀걸이가 없어졌다

낭만할매 안단테 2022. 8. 7. 18:16

무슨 물건이든 손에 익은
것이 있고 애착이 가는 것에
정이 든다

족히 20여 년 넘게 빼지 않던
귀걸이 역시 그랬다

이따금 외출이나 행사 때
별다른 엑세서리를 하게
되만 이내 정든 걸로
바꾸어 뀐다


어느날 갑자기 한 쪽 귀가 허전했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빠졌을까
곰곰히 생각해 봐도
모르겠다

침대 옆으로 굴렀을까,
타올에 걸렸을까,
머리 감다가 빠졌을까,
아니면 새벽 기체조 하면서
고개 흔들 때 빠졌을까 싶어
운동장을 유심히 살펴 보기도 했다
별별 상상이 다 간다

차라리 둘 다 잊어 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에효, 이제 꼼짝없이 못 찾나보다

하여 이것 저것 찾아보다가
짝 잃은 귀걸이로 끼고
며칠을 보냈다

하는 수 없는 일이지
그렇게 그 귀걸이는 이제
내 곁을 떠나나 보다 싶었다

며칠 후 아니 보름이 지난 어느날
남편이 청소기를 돌리다가
발견했다는

'이거 당신 귀걸이 아닌고?'

'으잉~~~??? 진짜요'

'으아~~~고마워요, 고마워
귀걸이 하나 사주는 거 보다 더
좋네. 이리와 봐유~~~쪽 쪽'


그 시절에는 금값이 저렴했다
잃고보니 값을 떠나서
찜찜한 기분이었다

이런 후련함이라니~~~ㅎ
그렇게 다시 돌아 온 귀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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