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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돌 지난 외손녀가 왔다.
1박 2일 봐 달라며 서울의 무슨
공연을 보고 서울 야행을 떠났다.
날도 춥고 콜록콜록 기침감기는
달고 왔으니 바깥으로 나가지
못해 집 안에서 뱅뱅이다.
어린이 집에 있었으면 낮잠 시간
대로 한 숨자고 놀 텐데 할아버지
할머니 방을 오가며
오만가지들이 다 나온다.
심지어 할아버지가 며칠을
찾아도 못 찾던 물건이 나오니
오히려 반가운 물건도 있다.
이래서 아이들과 지내면
웃을 일이 많아진다.
외손녀가 오던 날 간식 가방
하나 만들어 주니 좋아하다가
금방 집어던지고 다른 장난감
갖고 놀더니 또 '어딨지?'라며
찾는다.
잠깐 외손녀를 할아버지에게 맡겨 두고 마트며
꽃집으로 다녀왔다.
세상에나 오박 난장 된 거실,
치우는데 시간이 걸린다 해도
아이 때문에 웃음이 더 많다.
2박 3일 지내며 엄마한테 혼 날 일이 생기면 할아버지 할머니
눈치를 본다.
자기편을 들어 달라는
눈짓인 게다.
호박씨 까기~~ㅎ
어린 시절 할머니 앞에
옹기종기 앉아서 내 차례의
호박씨를 기다렸다.
나도 이젠 호박씨 까는
할머니다.
할머니 독차지한 외손녀는
호박씨도 독차지다.
맛있단다.
하는 수 없지, 모른 척해야 에미의 훈육이 선다.
2박 3일을 지내고 아이는 떠나고 그 사이에 쫑알쫑알 거리며 놀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가슴은 후련한데
집이 썰렁한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