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아침 기체조를 마치고 공원에서 집으로 내려가자니 김수녕 양궁장으로 조깅하러 갔던 남편이 '야, 타~~~'라고 한다 왜, 어딜 가게? '타라고 할 때 얼른 타~' 지난 4월에 라면 끓여 먹던 미호천변 '우리들의 장소'다 그날은 새싹이 돋았지 막 지금은 매미 소리에 귀가 따갑다 연일 폭우로 내리는 비 소식에 물구경 시켜 주겠다고 데리고 왔단다 어린 시절에는 장마철에 비가 쏟아지면 낙동강 물이 불어 올라 들판이 바다처럼 물에 잠기곤 했다 그 물난리에 낙동강 하구둑이 생기고 미꼬라지 붕어 잉어, 장어까지 잡아먹었던 물고기였다 낙동강 하구둑이 생긴 후 장어는 더 이상 육지로 와서 새끼를 낳지 못하고 멸종되다 시 피했다는 전설이 되었던 고향 얘기다 쓰레기와 흙탕물은 미호천을 가득 메우고 물은 한강처럼 넓게 가..
더워도 너무 덥던 날을 뒤로 하고 이제 며칠은 폭우로 여름을 보낸다 주중에 매일 테니스 치는 남편 매일 새벽 운동으로 시작하는 나와 같이 할 수 있는 운동은 어차피 등산이다 새벽 5시쯤 상당 산성 한 바퀴 돌기로 했는데 어느 사이에 오른 청춘남녀가 '사랑한다, 안 한다, 한다, 안 한다' 게임으로 잎사귀 따내기 게임을 하며 내려온다 내심, '좋을 때로구나'하면서 지나치고 무심히 산성을 올랐다 자욱한 안개에 싸인 상당 산성 안개가 스멀스멀 흘러 다닌다 습도는 거의 100%에 가깝고 금방 땀이 축축해진다 이쯤까지 돌아오는 서풍이 시원하게 불었다 언제 그렇게 더웠던가 싶게 시원한 바람이 겨드랑이까지 파고들었다 '아, 시원 해~~~~' 처음에는 내가 앞장서다가 나중에는 항상 뒤처진다 📷 사진 놀이도 있지만 힘이..
엊그제 부부 모임이 있어서 제천에 다녀왔다. 현직에 계시는 부부 중 부인이 이번에 승진한다고 축하하는 자리였다. 다음날 테니스 한 판 친다는 남편들, 호텔로 숙소를 정해 놓고 하룻밤을 묵었다. 이른 아침 비가 쏟아지는데도 예약된 실내 테니스장으로 향하는 남편은 신나는 마음이다. 비만 오지 않으면 호텔에서 퇴실하고 의림지라도 걷거나 베론 성지라도 산책하는 시간을 가지련만... 소낙비가 쏟아지니 마음 뿐이다. 두어 시간 침대에서 홀로 시간을 보내고 남편이 테니스를 마치고 돌아오는 시간에 맞추어 머리 감고 화장을 마쳤다. 남편도 땀을 씻고 정해진 식당으로 갔다. 그리고 제천에 딸이 살고 있으니 온다는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잠시 딸네 집에 들렸다가 점심 한 끼 먹고 집으로 오려던 참이다. 아차~~왼쪽 귀에..
무슨 물건이든 손에 익은 것이 있고 애착이 가는 것에 정이 든다 족히 20여 년 넘게 빼지 않던 귀걸이 역시 그랬다 이따금 외출이나 행사 때 별다른 엑세서리를 하게 되만 이내 정든 걸로 바꾸어 뀐다 어느날 갑자기 한 쪽 귀가 허전했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빠졌을까 곰곰히 생각해 봐도 모르겠다 침대 옆으로 굴렀을까, 타올에 걸렸을까, 머리 감다가 빠졌을까, 아니면 새벽 기체조 하면서 고개 흔들 때 빠졌을까 싶어 운동장을 유심히 살펴 보기도 했다 별별 상상이 다 간다 차라리 둘 다 잊어 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에효, 이제 꼼짝없이 못 찾나보다 하여 이것 저것 찾아보다가 짝 잃은 귀걸이로 끼고 며칠을 보냈다 하는 수 없는 일이지 그렇게 그 귀걸이는 이제 내 곁을 떠나나 보다 싶었다 며칠 후 아니 보름이..
출처:공식사이트 검색 내가 아는 강경은 젓갈로 유명하다는 것뿐이다 강경이 논산 군인 줄도 몰랐다 그날 강경 근대문화 거리를 돌아보면서 논산에서 하룻밤 자고 가자는 남편, 생각만 해도 웃긴다 ~~~ㅎㅎㅎ 내가 근대 문화거리에 있는 강경 호텔이 지금도 운영 중인 줄 알고 예약하려고 했다는 것이다 강경에는 일제 강점기 시절에도 돈이 많았던 모양이다 그 시절에 은행이 작은 포구 마을에 있었으니. 건물들이 모두 견고하고 마치 작은 유럽의 어느 마을을 보는 듯하다 카페도 운영하면 좋을 듯하다 다만 건물들이 작고 예쁘다는 것 예약해 놓고 저녁 먹으러 갈까 하면서 문을 두드렸고 그 강경 호텔은 샘플일 뿐이라는 걸 뒤늦게 알았다 남편은 이미 그때 강경 역사관 안내자에게 논산에 숙소가 어디 가면 있는지 알았다고 했다 논산..
출처: 다음 검색 옛 기억으로 돌아가 국민학교 시절 교과서에서 본 그 미륵불 논산으로 여행 갈 일이 여태까지 없었으니 은진 미륵 만나 볼 일이 없었다. 우리나라 최대의 미륵불이라고 한다 산문으로 들어서는데 마치 작은 동네인 듯한 평지에 일주문이 버티고 있다 차를 타고 통과했으니 사진도 못 찍고 말았다 계단을 오르면 사찰 마당이다 오른쪽에 윤장대가 눈에 띈다 윤장대는 불교 경전을 넣은 책장에 축을 달아 돌릴 수 있게 만든 것이다 먼저 앞서간 남편은 윤장대를 한 바퀴 돌려 본다 불교 경전을 읽는 거나 마찬가지라는 티베트의 마니 차 같은 것이다 반야산은 큰 산도 아닌데 그 숲에 관 초카가 숨어 있을 줄이야 몇 계단을 오른 후 대웅전이 버티고 있는 사찰 모습이다 가람의 배치는 사찰에 들어가 보지 않으면 알 수가..
논산 여행은 처음이라 가 볼 곳이 꽤 많구나 싶다 사실 가장 먼저 간 곳이 탑정호인데 오는 길에 명재 고택 배롱나무가 너무 좋았던 순간이라 먼저 글을 올렸다 이젠 장마도 싹 가시고 뜨거운 태양이 지표를 달군다 그날까지는 장마전선이 한참 머물고 있던 때라 비가 오락가락 한 날이다 탑정호 역시 가랑비가 흩날리는 가운데 먼 출렁다리로 들어섰다 다리는 전혀 출렁거리지 않았고 꽤나 견고한 다리다 대신 입장료는 3 천 원, 그중에 2 천원은 논산 상품권으로 돌려준다 결국 입장료는 1 천원인 셈이다 출렁다리를 나와서 수변공원으로 들어가니 아직 연꽃은 많지 않다 막 피기 시작하는 한 두 송이가 나를 반겨 준다 연꽃과는 올해 첫 만남이다 쭈그렁 호박, 표주박, 둥근 호박, 🎃 🎃 🎃 단 호박까지 넝쿨 터널을 지났다 가까..
/ 명재고택 홈페이지에서 월요일이라 문을 열지 않는다고 되어 있으나 이미 사진작가들 여럿이 마당을 오가고 배롱나무 아래 진을 치고 있다 이렇게 붉은 배롱나무 아래 서 보기는 처음이라고 하니 사진작가들이 일부러 나무를 흔들어 연출한 것이란다 아~~ 하 그렇구나 때마침 잘 가 본 명재고택이다 논산 노성면에 자리 잡고 후손들이 살고 있는 고택이다. 현재 한옥 스테이로 이용되는 곳이라고 한다 배롱나무 엄청 크고 오래되고 또한 장독대까지 즐비하니 한옥과 소나무와 배롱나무와 능소화까지 휘영청 늘어져 있다 한옥의 멋스러움을 한층 살리고 운치 있게 잘 어우러진 곳이다
그 지난 주에 충남 태안 신두리에서 생일 모임을 거하게 하고 왔다 정작 생일날은 남편이 차려주는 생일상이다 그 날 아침 6시 배수지 공원에서 땀 쭉 빠지게 운동하고 돌아오니 주방에서 덜커덕 거리는 소리가 났다 '뭐 하심?' '응, 당신 생일이잖여, 오늘은 내가 다 해 줄 께 당신은 오늘 가만히 있다가 맛있게 먹어 주기만 해~' ~~~~미역국은 많이 먹었으니 오늘은 맛나는 오믈렛으로 해 주겠다고 한다 ~~~~ㅎㅎㅎ 역시나 남편의 솜씨다운 다 태운 오믈렛으로 생일상이다 화근내가 팍팍 풍겨서 온 집안에 탄 내로 쩔었다 어쩌자고 올리브오일로 볶았는지 사정없이 태웠다~~ㅎ '만약 내가 저렇게 했으면 뭐 하는 거냐고 호통치지 않았을까?' 나도 짐짓 '아니, 이걸 생일 아침 음식으로 먹으라고 한게요? 안 먹어, 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