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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린 삶/국내여행

나홀로 드라이브

낭만할매 안단테 2024. 10. 29. 19:59




가을은 깊어가는데~
10월은 다 가는데....
氣체조 새벽시간은 그믐밤이 다가오는
새벽달을 보며 체조하는
긴요한 시간이다.
아니 일 년에
몇 번 볼까 말까 하는 여명의
시간이다. 보석같이 귀한 시간이다.
잠시 눈을 감고 숨을 고르다 보면
어느새 날이 샌다. 좀 허무하다.

~~~~~~~^^

아침 식사 시간에 남편은 이제 야구도
끝나고 슬슬 움직여 볼까 하면서

"청남대에도 축제 기간이라 하는데
지금쯤 문광 저수지 은행나무는
단풍이 들었겠지?"

"엇~~ 문광이 있었네요. 그럼 증평
보강천 잠시 걷고 은행나무나
보고 올까요?"

그러자고 하더니 서둘러 준비하는
날 보고 오후에 어디 나갈 곳이
있으니 날 보고 혼자 다녀오라네.
츠암~~ 나.

"알 써요, 그럼 쉬고 계셔"

히히~~ 나 홀로 룰루랄라다


상당 산성 넘어가는 길목 로드 파크에
잠시 들러 이정골 가을은 얼마나 물
들었을까 한 번 내려다보고.

예쁜 바람개비들의 등장이다.
이 높은 중턱에서 저 바람개비는
얼마나 많이 돌고 돌며 바람을
맞았을까나.

산등성이로부터 조금씩 노랗게
물들어 내려온다.
여름이 길고 길었건만 올해는
어느 해 보다
가을이 실감 나지 않는다.

저토록 가을이 깊이 단풍이 내려
오건만 아직도 가을이 먼 거리에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왜 그런지 나도 모를.




산성을 지나고 낭성면을 통과
미원면을 지나려니 늘 지나치기만
했던 미원 성당이 눈에 들어온다.

예수 성심상은 언제나 나를 지켜
보고 계신다. 마치 내가 성당에
나가지 않고 있어도 다 알고 계시듯
기다려만 주신다. 잠시 성모님께
먼저 인사를 올린다.

내 어린 날에도 외할머니는 기억에도
없으나 성모님 앞에 서면 외할머니를
만난 듯 머리 조아리고 무슨 말이든
하고 싶어 진다. 부끄러운 얘기도
자랑하고 싶은 얘기도 모두
털어놓고 이야기하고 싶어 진다.

감사와 청원의 인사로 마무리 짓고
성당 문을 밀어보니 열린다.
성수를 찍어 내 모든 죄를 씻듯
성호를 긋는다.

잠시 예수님 앞에서 묵상에
잠기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20여 키로를 달려 드디어
문광 저수지다.
앞에서 주차 안내원의 지시를 따라
안전하게 주차했다. 이른 아침이라
주차장이 텅 비어 있었다.


우와~~~ 은행나무길 단풍이
알맞게 물들었다.

● 문광 저수지: 충북 괴산군 문광면 양곡리 55



올해는 단풍이 곱지 않다고 하지만
은행나무길은 노랗기만 하다.
이만하면 곱지 아니한가.

저수지 물속에 있던 물푸레나무는
언제 말끔하게 베어 버렸을까?
어느 해는 물푸레나무 아래로
헤엄쳐 다니던 오리가 있어
더욱 멋진 풍경이더니 지금은
말쑥하게 치워져 저수지 운치가
사라졌다. 가지런하고 깔끔하다고
다 이쁜 게 아닌데 아쉬움이 좀
남는다.



휘리릭 5~60킬로를 휘돌아 집으로
오면서 삼겹살을 사 왔다. 이 또한
오랜만에 먹는 삼겹살이어라.

먼 길을 돌아오니 어느새 점심
때가 되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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