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이가 늙었다
며칠간 감기에 발목 잡혀 냉이 캐보러 가자던 날이 지나고 감기는 안 떨어지고. 아픈 것도 아니고 안 아픈 것도 아닌 어정쩡한 감기다. 병원으로 갈까? 들판으로 갈까? 요즘 감기는 약 먹으면 열흘 약 안 먹어도 열흘이라더니 내가 딱 그 모양새다. '나 오늘 병원 안 가고 들판으로 갈랍니다' 둘이서 나물 캐러 나가보니 세상에나 냉이꽃이 피고 꽃다지도 늙어 버리고 탐스러운 냉이 뿌리도 없고 이미 쑥잎이 나풀나풀하다. 냉이가 언땅에서 굵은 뿌리로 있을 때 달고 맛나는데 잎이 퍼지고 꽃이 피면 뿌리는 목질화 되어 찔기고 맛이 없다. 한 마디로 나물맛이 아니라 나무가 되어 버리니 냉이도 캐는 때가 딱 맞아야 한다. 정북토성 안에 바람이 안전할까 했더니 아니다. 바깥에 있을 때보다 더 세찬 바람이 몰아친다. 논둑에서..
느린 삶/건강
2024. 3. 19. 06: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