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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린 삶/건강

상당산성 올라볼까

낭만할매 안단테 2024. 10. 19. 05:27

늘 아침마다 조깅으로 운동을 시작하는 데
그날따라 느닷없이
상당 산성 반 바퀴만
돌아보자고 하는 남편이다.

나는 새벽 氣체조로 하루 운동량을
채우는데 걷는 것도 좋으니라
꼼지락대던 봉제는 밀쳐 두었다.




산성 반바퀴는 2~3킬로 되거나
못되거나이다. 남편은 몸이 천근만근이라며
땀을 줄줄 흘리고 통 걷지를
못하며 자꾸 뒤쳐지고 앉아있다.

아침 운동 한답시고 학교 운동장을
조금씩 뛰지만 몸이 가볍지
않나 보다.

상당 산성은 성곽을 따라 걷는 길과
숲 속으로 난 등산로 길이 있는데
남편은 성곽길이 너무 가파르고
힘들다고 숲 안 길을 걷자고 했다.

거기서도 또 지름길을
택하겠다고 하니 몸이 많이
무겁긴 한가보다 했다.

'허구한 날 뛴다고 하더구먼 허당이네
산성도 못 걷고 허덕이네
좀 걷자고 해도 안 하더니
체력도 저질이네'

어찌어찌하다가 더 지름길로
가자 하길래 그러자고 했더니
오히려 난코스다.
힘든 길로 안내했다고 오히려
날 보고 성질이네

그냥 그 길로 갔어도 투덜댔을 걸
자기가 택한 길로 왔어도
원망이네~~ㅋ

날 보고  하는 말

'당신은 절대로 가이드하지 마라'

"호호호, 내 생애 가이드 할 일이
없을 테니 걱정 붙들어 매시오"

숲 속을 빠져나오니 청주 공항이
발아래 펼쳐지고 뿌연 연무에
희미하다.


산성을 내려와 꽃보며 웃는다
코스모스 꽃잎이 엄청 크다고
이것 보라 하네~~ㅎ

토닥토닥 투덜대는 남편
내가 산성 오자고 해서 데려
왔으면 그 원망을 어찌 감당했을꼬나

평생 운동했다손 치고 테니스
이따금 치는데 걷는 일이 힘들면
그 운동이 다 무슨 소용이란
말일까. 그러니 뛰었다고 바로 쉬지
말고 달린 만큼 걷는 것도
중요하다니 '그건 그래'라고
대답만 총총이다.




역시 벤치에 앉은 남편을 두고
나만 홀로 해찰이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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