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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이 길다

낭만할매 안단테 2024. 8. 23. 18:55





올여름은 장마가 끝나는가 싶더니
무더위의 연속이었다. 처서가 지난
어젯밤도 더위를 느꼈으니 아직도
열대야는 가시지 않았다.




참 지난한 더위다. 아니 뜨겁다.
적도 부근만 더운 나라가 아니라
이젠 우리나라 더위도 더운 나라가
된 듯하다.

언제 끝나려나 괜스레 9월이 그립고
가을이 언제 오려나 기다리게 된다.




며칠간 꼼지락 거리며 땀 흘리는
날이었다. 재봉을 하면서 오버록
재봉틀이 없으니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 처음 배울 때는 조금
배우다 말 것을 뭘 그리 다 갖출
필요가 있나 싶었다.





하다가 보니 내 눈이 보이는 날까지
꼼지락 바느질로 소일거리를 삼으며
시간 보내기는 아주 딱이니
그리할까 싶다. 얼마 전 당근으로
오버록 재봉틀이 들어오고 보니
사무실에 가야 하던 일이 이젠
집에서 해결되는 셈이다.




지난달 방학 무렵 미완성
<철릭 원피스>도 주섬주섬 집에서
완성했다. 원단이 화사하고 예뻤는데
옷으로 완성하니 그다지 맘에
썩 들지 않는다. 2 개를 만들었다는.




작업하는 방은 거실 에어컨이
돌아가도  시원하지 않은 편이다.
그 방은 아들이 사용하다가 결혼 후
빈 방이 되어 작업실이 되고 말았다.

어느 건축가의 말씀에 의하면 빈 방이
있어야 자식들이 오면
자고 갈 수 있다는데 ~~~ㅎ
빈 방으로 두느니 작업실이 되고 보니
그 건축가의 말씀에도 일리가 있다.

자식이 여럿이니 수시로 들락거리는
때도 있고 이렇다 하는 날 다녀가고
같이 여행하며 지내니 그리 섭섭한
날만 있는 건 아니다.




봉제 교실 방학 동안에  나름대로
쉬지 않고 꼼지락거리며 더워도
땀 흘리며 만들곤 했다.

아들과 며느리가 다니는 직장에서
부모님 솜씨로 재봉, 수예, 뜨개질, 그림, 서예 등 무엇이든 출품작으로
내면 전시회도 한다고 일거리를
장만해 준다.




만들어 놓은 것만으로도 충분한데
자투리 원단도 자꾸 새로 들어오게
된다. 원단이  쌓이니 은근히  무얼 만들까 머리를 굴려 본다. 아직
전문가의 솜씨는 아니라도 몇 가지는
만들 수 있게 되었으니
이 무더운 여름 하릴없이 보내지
않았으니 배운 보람이 있긴 하다.

더운 여름만큼 길던 방학도 9월이면
개강이다. 더워서 여행도 못 나가고
한 달이 무척 길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