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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린 삶/국내여행

추억의 불국사

낭만할매 안단테 2023. 1. 12. 17:27



그날 저녁식사는 호텔 앞 한정식집으로 갔다.

그 집은 노란 막걸리 주전자와
막걸리 잔처럼 생긴 잔을
식탁 위에 놓는다.
의아한 표정으로
"우리 막걸리 안 시켰는데요?"
하는 대답에 막걸리가 아니라
숭늉이라고 한다.

경주는 숭늉이 따끈한 식당이다.


여행에서 나의 최애 식사는 호텔
조식 먹기다. 여자들의 가장
맛있는 식사는 '남이 해주는 밥 먹기'라는 말처럼 나도 그 말에 공감한다. 먹고 싶었던 것과 몸에 해롭지
않은 것으로 골라먹기 좋고
간단히 먹는 듯 배부른 아침이다.

식성대로 맛나게 먹고
근처에 있는 불국사로 출발이다.
지나가는 길목이 낯설다. 수학여행 기억을 더듬어보아도 전혀 잡히지
않는다. 정문은 들어서도 불국사 추억은 눈곱만치도 생각나지 않았다가 사진으로만 보던 청운교 백운교가 눈앞에 보이니 그제야
불국사구나 싶었다.




일주문이나 사천왕상을 통과해도
여기가 불국사였지 싶은 어떠한 느낌도 없었으니 까마득히 잊은
세월을 보내고 다시 찾은 곳이긴 하다.

큰 나무 아래서 단체 사진 찍은
기억은 졸업 앨범에서 어쩌다가 한 번씩 보기 때문에 그랬나 보다 할 뿐이다. 그 옆에 우람한 당간지주가
4개 서 있다는 건 이번에 새롭게 알았다. 절 이름을 佛國寺로 할 만큼 불교가 국교처럼 흥했을 그때를 짐작해 볼 뿐이다.


여중학교 때 경주와 부산으로 왔던 수학여행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여고시절에도 같은 코스로 온 수학여행. 경주하면 수학여행이고 수학여행하면 경주였다.

경북선 완행열차를 타고 김천역에서
1차로 환승이다. 2차 환승은 대구역.
환승 대기 시간이 길어서 대구 시내 달성공원까지 걸어갔는지 기억나지 않고. 그 공원에 점심을 먹고 다시 대구역으로 갔다는 기억만 남아있다.



청운교 백운교암 튼 그땐 그랬고....
청운교 백운교는 중학교 때는 그 계단을 걸어서 올랐지 아마...
여고시절 다시 왔을 때쯤에는 문화재 보호 차원에서 그 계단에 앉아서 사진도 못 찍게 금줄이 쳐져 있었지


청운교 백운교는 앞면의 계단은 그렇다 치고 옆에서 보는 아치형
통로는 참 묘한 아름다움이
엿보인다. 다음은 다보탑과 석가탑을 만나러 발걸음을 옮겼다. 붓다의 세계로 들어가는 청운교 백운교가 닫혔으니 양 옆으로 난
출입구로 들어갔다.




문지방을 넘자 알록달록한 연등이 빼곡히 달린 회랑이 길기도 하다.
이렇기도 했었던 불국사였구나.
대웅전 뒤쪽부터 연신 사진만 찍었다. 둘이서 각자의 눈으로
보고 느끼는 佛國의 의미가
무엇일까.

회랑으로 돌아 나와서 말없이 떨어졌고 다시 대웅전 앞에서
셀카 한 번으로 서로의 바쁜 임무
인양 다보탑 돌아보기, 석가탑을
살피며 '이랬었구나''저렇게 정교했구나'무영탑의 전설을 잠시
상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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