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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대야산 휴양림
댓골 산장에 다녀오면서 사온
땡땡한 감 한 박스다.
서서히 하나씩 홍시가 되어가니
슬슬 숫자가 줄어드는 게
곶감만 빼먹는 게 아니라
홍시도 마찬가지다.
숫자가 쑥쑥 줄어들고 이젠
너나없이 모두 홍시가
되겠다고 말랑말랑하다.
남편은 감이 많이 나는
고장에서 태어난 걸
좋아하는 감으로 표현한다.

영감, 땡감, 홍시, 곶감,
감말랭이 등 감껍질까지 먹으며
자란 나와 같은 고향이다.
어린 시절 놀이터가 없으니
여름 방학이면 뒤란에
서 있던 늙은 감나무는
나의 놀이터였다.
심심할 때 감나무 가지에
올라가 놀았던 소녀 시절을
보내고 이젠 일곱 아이의
할머니가 될 예정이다.

그건 그렇고.
남편은 감 한 박스의 절반을
자기 침대 맡에 가져다 놓고
홍시가 되면 하나씩 먹겠다고
했다.
"그러시구려."
"당신도 갖다 놓을까?"
언제부터인가 툭하면 생기는
위염 때문에 감은 먹지 않는다.
좋아하던 홍시도 곶감도
먹지 않는다. 아니 못 먹는다.
감이 위장이 나쁜 사람에게는
좋지 않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어릴 때 감나무 아래서
홍시 주워 먹으며 자랐으나
이젠 감은 먹지 못한다.
오늘은 딱 한 개만 딱딱한
감으로 남아서 남편 방을 지킨다.
홍시 된 감들이 많으니
손자 도원이에게 주겠다며
전화를 한다.
도원이는 며칠 전 돌잔치로
너무 힘들었는지 갑자기
울고불고 거치지 않아서
병원으로 달려갔더니
심한 변비에 걸렸다고 했단다.
다행히도 병원에 있으면서
통증이 가라앉았는지
울지 않고 배변도 잘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홍시는 못 준다고.
빨간 홍시를 보여주니
먹고 싶다는 의사 표시지만
안된다며 감추었다.
달콤하고 부드러운 홍시지만
못 먹게 되었으니 아쉽다.
한꺼번에 모두 익으니
모두 냉동실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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