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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짬이 나서 손자 얼굴 좀
보러 갔다가 저녁까지 먹고
올 줄 몰랐다.
며느리 하는 말인즉 며칠 전에
코다리찜 해서
먹어보니 맛있어서
어머님 아버님 오시면 한 번
해 드리고 싶었단다. 말을 해도
이쁘게 하니 기분 좋다.
솜씨야 좋건 아니건 해 준다니
고맙기는 하지만 독박 육아로
힘든데도 어머니가 애기 봐
주시는 동안에 얼른 만들겠다고
하는데 이걸 먹고 가야 해
말아야 해~?
남편에게 어서 일어나자니
안 된다고 금방 다 된다고 하니
먹고 가자는 눈치다.
내 맘 같아서 손자 얼굴 봤으니
얼른 가자고 하니
남편은 며느리가 해 주는 밥 먹고
가겠다고 주저앉아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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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매콤한 냄새가 온 집안에
퍼지더니 아들이 퇴근과 동시에
밥상이 차려진다.
코다리찜이 부서지지도 않고
간간하게 맛이 있다.
내가 한 코다리찜은 부서지기도
하는데 며느리는 어찌했는지
무조림도 맛나고 코다리도
쫄깃하니 맛있었다. 계란말이도
갖은 야채를 다져 넣고 얌전히도
잘 말았다.
하여튼 간 남이 해 주는 음식은
이래서 맛있다고 하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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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 낳아 기르느라 온 겨울
홀로 집에 있으니 어떤 때는 마음도
울적하다는 말에 내 맘이 울컥했다.
퇴근한 아들이 목욕시키고 80일이
지난 손자 도원이는 이제 몸무게가
제법 나가니 조금만 안고 있어도
손목이 시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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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젊은이들은 아기 포대기를
잘 쓰지 않는데 안고 있는
것도 좋지만 우리네는 업고
있는 게 편하여 좀 더 자라면 업어줘야 겠다고 했다
언제쯤 손자를 업어 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