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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린 삶/日常

나오라면 얼른 간다

낭만할매 안단테 2025. 1. 27. 18:38


세종시 연동면 합강


어제 사다 놓은 가오리를 썰어
무침하려고 막걸리와 식초를 섞어
담가 놓고 무와 배 오이 미나리
도라지를 손 보려니 큰 딸의
전화가 울린다.

'엄마, 뭐 하셔요?'

'우리 예산 선산에 성묘 다녀
오는 길인데 세종 매운탕
하는 곳으로 오실래요?'

남편에게 갈 건지 의사를 묻기도 전에
가겠다고 대답을 해 버렸다.

대신 거기 매운탕집이 오늘 영업
하고 있는지부터 알아보고
연락 달라고 했다.




딸의 전화를 끊고 남편에게
큰 딸이 매운탕 먹자는데 가실 거면
얼른 옷부터 챙겨 입으시라고 했다.
4~50분 후에 만나자고 다시
전화가 오고.

그러지 않아도 요즘 남편이 설거지
하기 싫어서 어떻게든 외식할
기회만 노리고 있는데 남편은
입이 귀에 걸렸다

40분 후 만나기로 하고 세종시
연동면으로 출발이다
외출도 잦아들고 날씨는 춥고
여행마저 어쭙잖은 명절 앞이니
살림하는 여자네는 자질구레한
장보기와 일이 많은 편이다.





나도 속으로 잘 되었다
애들이 부르면 멀어도 가고
가까워도 가게 된다.
설령 심부름이라도 아이들 얼굴
한 번 더 보는 즐거움이다.

매운탕 먹고 커피 한 잔 마시러
카페에 들렀더니 빈자리가 없다.
간신히 구석진 곳에 자리가 막
나는 곳에 앉아 명절 연휴
하루가 갔다.

그러는 사이에 셋째 딸네는
대전 오월드에서 시간 보내는
사진과 아들네의 손자가 엊그제
예방 접종하면서 생글거리고 금방
웃다가 찌르는 주사 바늘에 놀라
우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을
보내왔다.




아파서 우는 모습도 신기하고
예쁘다. 그런 사진이 올라오면
큰 딸네는 먼저 앞서간 일들을
추억하며 지나간 사진들로
그 시절의 어린 딸들을 추억 삼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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