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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서 이따금 커피 아닌 차를
마시려면 대추차 생강차 유자차 등
국산차를 마셔보면 너무 단 맛에
연신 마시면서도 이건 아닌데
할 때가 많다.
캐모마일이나 페퍼민트차를 마셔
보기도 하고 아닐 때는 디카페인
커피를 마신다.
종일 남편과 동네 한 바퀴, 또 다른
동네 두 바퀴, 공원 세 바퀴 등
집으로 가지 못하고 마음이 들뜬
날이다.
원주 기독병원으로 간 외손자의
다리뼈 정밀 검사와
출산 예정일 보다 열흘 앞 당긴
며느리의 분만실 입실이 오후에
잡혀 있다.
공원에서 따스한 햇빛 아래 있자고
가보니 만산이 홍엽이었다
바람이 분다
쌀쌀하다
춥다
찻집에서 기다리자고 한다.
보이차(2004년産) 숙차라고 한다.
남편은 이제 단골집이고
나는 늘 그 집을 지나다니지만
처음 간 집이다.
보이차는 한 잔으로 마시지 않고
시간으로 마신다. 얼마나 많이 마셨는지
나중에는 배가 부르다 싶게 마셨다.
차를 계속 내려서 잔이 비면
금방 따라주고 따라 마시고
자유롭게 따스하게 마실 수 있었다.
보이茶는 생산 연도에 따라
억대의 값도 있다고 하는데 우리가
마신 茶는 이제 10년 된 차라고
한다. 전혀 거스름이 없이 부드럽고
향도 특별히 진하지 않은 은은한
茶맛이었다.
나이 드신 두 여인과 갓 5개월
아기를 안고 온 젊은 부부와
우리 부부까지 6명이 마셨다.
혼자가 아닌 같이 마시는 차.
아기를 보며 서로 웃고 얘기하며
안아주기도 하는 화기애애한
분위기다.
두 어잔 마시는가 싶을 때 카톡카톡.
3.57킬로 나무가 태어났다.
찻집의 이름처럼
'차를 마시고 마음은 내리고'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외손자는 검사 몇 가지를 더 하고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는 딸의
전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