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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게 물들어 가는
예쁜 담쟁이덩굴 보면서 가을이
점점 깊어감을 눈으로 마음으로
몸으로 실감하며 골목길을
지나간다.
저 잎도 어느 날 마지막 한 잎
남기고 겨울날을 맞으리니.
더 작은 골목길 양지바른 담벼락
아래는 부추꽃이 피었다.
더운 여름날 꽃 올리는 부추의
힘이 가을날에도 뻗쳐 오르나 보다.
부추꽃 옆에 얘는 누굴까?
살짝 만져보니 바질향이 불쑥
올라오는 게 아닌가?
바질이 이렇게까지 자랄 수 있구나.
우리 집 바질은 온실의 연약한
풀잎처럼 자라는데 강한 햇빛
아래 바람맞고 비 맞으며 온
봄 여름 가을을 견딘 바질이네.
자라다 못해 꽃이 피고 열매까지
엄청 매달고 가을을 나고 있는
바질이다. 장하다고 한 번 쓰다
듬으니 몸까지 향이 배었다.
기분 좋은 향이다.
골목길을 걸어가면 만나는
꽃들이 또 있다. 남의 집 담장 아래
국화꽃이 그렇고 마른 꽃으로
버티는 목수국이 반가운 길이다.
아니 얘들은 봄꽃 병꽃나무가
아니던가?
어찌 계절을 착각했나 어찌 한 해
두 번 꽃을 피우는 건가? 아니며
여름날 너무 더워 못 피고
이제야 늦둥이로 피어 가을꽃으로
피는 병꽃나무 꽃까지 곱다.
초등학교 언덕 은행나무도
이젠 작별을 고하는 중이다.
우수수 은행잎 비가 내린다.
그 길을 걸으니 몸도 마음도
가벼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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