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1시간 쑥 뜯었는데 다듬느라 2시간 걸렸다. 쑥을 깨끗이 뜯어야 하는데 풀이랑 마구 같이 잘라 왔다. 앉은뱅이 의자에 앉았건만 꼼지락 거리다 보니 종아리에 쥐가 나서 다리가 꼬이고 아파서 혼쭐이 났다. '이긍, 이러면서 내가 이걸 왜 이러고 앉아서 하는 거야?' 봄 내네 쑥 한 번 뜯어 '도다리 쑥국' 끓였다가 쑥향만 맡아보고 쑥국은 맛없어서 아까운 쑥만 축내고 말았다. 그 쑥은 음력 2월 쑥이라 보약이나 마찬가진데~~~ 아깝다는 생각만. 그리고 한 달이 지났나 보다. 내 입맛도 계절을 아나보다 자꾸 쑥 버무리 한 번 먹고 싶네~~~ 내 손으로 쑥 뜯어서 하고 싶네~ 냉동실에 있던 쌀가루와 지난번 서산 여행 때 사다 놓은 붉은팥을 삶아서 쑥과 쌀가루를 버물버물 버무려서 찜기에 쪘다. 쑥향이 온 ..
그날 개화 예술공원을 떠나 이름이 특이한 닭 볏 섬으로 가는 국도는 도로 공사가 많았다 거리는 멀지 않으나 길이 워낙 꼬불꼬불 꼬부랑길을 산 넘으며 무창포로 찾아갔다. 무창포는 해수욕장이니 패스. 그 옆에 닭 볏섬이 목적지다. 무창포는 퇴직 후 대전에 사셨던 아버지와 엄마가 칠게 잡이 하신다고 자주 나들이 가셨던 곳이다. 난 처음이다 어느 해 손녀들과 며느리를 태우고 무창포 바닷가 칠게 잡이 체험하러 나섰다가 차가 도랑으로 빠졌다는 소식을 접하고 모두 다치지 않아서 안심했던 기억만 남아 있던 무창포다. 어떻게 생겼길래~? 얼마 큼이나 닭 볏다울까? 도착 후 점심부터 해결. '가정식 백반'이 눈에 띈다. 남편은 또 투덜댄다 '김 한 조각도 없고, 작은 생선구이 한 마리도 없고~~~' '사 먹는 음식에 무얼..
4월 들어 동네 공원에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기공체조(氣功) 체조가 시작되었다. 첫날은 일찍 일어나지 못할까봐 새벽 3시쯤 잠이 깨어 눈을 떴다 감았다 했다. 며칠이 지나고 나니 그 사이에 루틴이 잡혔나보다. 오늘은 토요일인데, 쉬어도 되는데 어김없이 5시 넘으니 잠이 깼다. 아침 먹고 베란다 밖을 내다보니 길가는 사람이 우산을 쓰고 다니네. 또 비가 오네~~ㅎㅎㅎ 박 또비여사 비 오는 날 산책하기 좋아하니 내친걸음에 명암호수 한 바퀴 돌아 8456보 걷고 왔다. 아침 운동하니 다리 힘이 더 좋아졌는지 평소 무겁게 여겨지던 내 몸이 가벼웠다.
ㅎㅎㅎ~~~~ 우리 부부가 여행을 떠나면 영락없이 비가 내린다. 지난번 구례순천은 내리 3일간 비가 내리더니 1박을 취소하고 2박 3일로 컴백홈이었다. 대천은 왜 또 비가~~ 논산 가고 집으로 오던 날 소낙비를 만나고 계룡 딸네 집에 하루 머물고 컴백홈~~ㅋ 츠암나~~~ 우리 3녀 1남은 '박 또비 여사'라고 놀리면서 낄낄대고 웃는다. 한 달 전에 예약하고 그날 비가 내릴 줄 어찌 안다는 말인가? 진짜 우리 부부는 비의 요정인가? 둘째 날 영덕에도 여지없이 비가 내렸다. 그래도 갈 곳은 다 간다. 바다로 나가는 길을 걷고 강구항으로 대게 먹으러 가야지~ㅎ 먹고 찌는 시간에 카페에서 잠시 시간 보내고 딸아이는 집으로 갔다. 중앙고속도로 올라서니 소낙비가 쏟아져서 앞이 잘 안 보일 정도 였다니 무사히 잘 도..
숙소 문을 열어보니 예전에 6인용 보다 조금 작고 좁은 느낌이다. 우선 남편은 대실망의 눈초리다. '뭐 이래, 코딱지 만하네'...ㅋ 그래도 있을 건 다 있다. 샤워시설이며 주방시설까지 다 갖추어 졌으니 밥 먹고 잠자는데 아무런 제약이 없다. 다만 4 인용이니 잠자리가 두 군데이다. 남편은 캠핑카의 로망을 미련으로 가지고 있어서 실체를 경험하고자 영덕 고래불 국민야영장 카라반 숙소를 예약하고 영덕으로 달려와 2박 3일에 도전이다. 몇 해 전 큰 딸과 한 번 다녀 온 곳이다. 223킬로란다. 청주 출발 당진영덕 간 고속도로를 2시간 이상 달려 목적지 도착이다. 입실 시간은 오후 3시이다. 우선 점심 먹을 식당을 찾으러 블루로드를 따라 대진항 쪽으로 가다 보니 작은 동네 횟집 식당은 여러 군데 있으나 간단히..
강경을 벗어날 때는 비가 좀 그치더니 논산 훈련소 앞을 지나면서 남편은 쳐다 보기도 싫다고 한다. '정문인데 이젠 좀 바라보아도 되지 않수?' 휙 ~고개만 둘러볼 뿐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고 한다. 그때 그 시절 때는 바로 1980년 그 해 여름 장마는 좀처럼 물난리가 없던 고향 땅에는 산사태가 나고 늦장마에 한참 피던 벼꽃이 물에 잠기어 흉년이 들었던 기억이 아련하다. 하필 논산 훈련소도 비가 억수같이 쏟아졌다는데 오랜 세월이 흘러 훈련소 앞을 지나는데 또 비라니. 야속한 세월이 주마등같이 떠오르고. 논산 훈련소 앞을 지나 에 도착하니 주차장이 텅 비어 있다. 매표소도 문을 닫았다. 아뿔싸 비 내리는 오늘 수요일은 휴무라고 안내판에 씌어 있었다. 대천 출발 강경점심 후 논산 선샤인 랜드는 쉬는 날이고, ..
대천은 해수욕장 중심 도시여서 딱히 가 볼만한 곳을 찾아봐도 많지 않다. 우선 검색에서 찾아보니 미술관과 식물원과 카페와 석조물이 많다는 으로 오전에 출발이다. ●(임호영) 작가의 자전적 미술공간을 맛보기로 보고. ●(김준만 ) 작가의 알듯 모를 듯한 사이키델릭 한 조각품 감상. 이 또한 천천히 찬찬히 살피고 읽어 보는 전시회 관람이다. 그만 갈까 싶어 하는 남편은 내가 바삐 움직이는 방향으로 슬슬 걸어왔다 참 느릿한 남편... 나도 배워야 하나? 카페 겸 마른 꽃 리스가 많은 로 들어간다 바깥에서 보기는 깔끔하게 반짝거리지 않는 유리와 작은 카페 공간들이 즐비한 곳. 텅 빈 공원이 누구를 위한 것일까 잠시 느끼는 틈에 관광버스가 하나둘씩 몰려와 사람을 토해냈다. 휘황찬란한 리스와 마른 꽃 풀이 가득해도..
2024.04.03 대천에서 길을 나서 계룡 딸네 집으로 가기로 한 날이다. 우선 퇴근 전이니 몇 군데 돌아본 후 퇴근 시간에 맞추어 딸네 집으로 가보려던 심산이었다. 그런데 아침부터 내리는 비가 보령에서는 제법 굵게 내렸고 부여를 지날 때는 비가 그치는 듯하더니 강경 가는 길이 어찌 그리도 먼 길인지. 큰길을 벗어나 내비게이션은 왜 농로 비슷한 길을 안내하는지 잠시 이라고 하다가 다시 으로 돌아오는 내비게이션 안내이다. 배는 고프고 운전하는 남편은 좀 짜증스러워한다. 길 복판에 무슨 공사를 했는지 울퉁불퉁한 길이다. 어차피 내가 운전해도 이 길을 벗어나야 좀 평탄한 길이 될 듯하다. 아침을 부실하게 먹고 나선 길, 앞을 봐도 뒤를 봐도 식당은 없고 온통 짭짤한 젓갈집뿐이다. 그러나 마나 밥 먹을 곳을 ..
2 년 전 모임 후 다시 얼굴을 본다. 그동안에 누구네 남편이 발 뒤꿈치 다치고 또 누구네 남편이 뇌경색이 지나갔다. 가장 젊은 남편 역시 담낭 수술을 하고 모두 평상의 삶으로 돌아왔다. 멀리 치앙라이 겨울 삶을 사는 친구네가 2월에 돌아온 지 한 달이 지났으니 이쯤에서 얼굴 한 번 보자는 제의를 하였으니 그 또한 카라님이 앞장섰다. 그렇게 많은 일들이 우리 삶의 중심 인 세월이 흘러 칠순을 맞은 남편이 올해로 셋이고 우리 멤버 중 한 명도 칠순을 맞으셨다. 우리네의 나이도 먹을 만큼 먹었다. 가는 날이 하늘사다리님 결혼기념일 이라고 하는데 축하의 말만 전하고 맛난 아점 샤브로 배불리 먹고 탄금 공원으로 가서 파란 하늘과 흰구름과 푸른 강물과 벚꽃이 핀 길을 걸었다. 저마다의 삶에서 벗어나 잠시 얼굴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