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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린 삶/인문

창의성이랄까

낭만할매 안단테 2026. 2. 12. 10:15


한 달 사이에 세 번째로 딸네집에
가던 날이다.

퇴근해서 무얼 해 먹을까 고민하는
딸의 모습을 보느니 간단히 먹을 수
있는 저녁으로 동죽조개와 백합
한 팩씩을 사갔다.



동죽을 먹어 보는 외손녀는 짜다는
말을 하며 몇 개 먹지 않는다.

조개야 물을 어지간히 부어도
짭짤한 그 맛에 국물과 함께
먹기도 하는 어른들이다.

아이들 입에는 당연히 짜다는
느낌이 들 테다. 조개만 먹고
다시 물을 부어 칼국수를 끓여
먹었다.


그 사이에 조개껍질을 가지고
놀던 외손녀는 안쪽은 매끄럽고
예쁜데 한쪽은 왜 이렇게
거칠다고 하며 조개의 바깥쪽도
매끄럽게 하고 싶단다.

그건 엄마나 할머니나 아빠나
아무도 못하는 일이라고 했다.
이내 단념하고 빨대를 달라고
하더니 안경을 만들겠다고 한다.

색연필로 얼기설기 색깔을 입히고
안경을 만든다. 그냥 조개 자체로
가지고 놀지 않고 뚝딱 하더니
만들어 낸 안경이다.

나름의 창의성이라고 할까?

내 어릴 적 초등학교 1학년 때
수수깡을 이용한 안경과
말을 만들었던 생각난다.

"할머니, 그건 그렇게 하는 게
아니에요."

이러면서 나를 가르친다.

다음날 아침 내 화장품
파우치를 열더니

"할머니, 화장해 드릴게요."

나에게 몇 가지 화장하는 시늉을
낸 후, 결국 외손녀도 화장하고
싶다고 눈썹 그리고 입술이랑
볼연지 바르고 어린이 집으로
갔다.


어느새 이렇게 자란 외손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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