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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린 삶/국내여행

갑사 캐러반에서 1박 2일

낭만할매 안단테 2025. 9. 29. 21:01



얼마 전에 다녀가면서 외손녀의
우는 모습 보며 보내고 마음이
아팠는데 이번에는 우리 보고
갑사 야영장으로 올 시간이 되느냐고
묻는다. 남편은 오라면 가야지
망절이지 않고 대답이다.

숙소는 캐러반이다. 단 2 대 뿐이라
도무지 당첨이 어렵고 숙소 비용도
여느 호텔비용과 맞먹는단다.

그 캠핑장에서 9월 초 천둥 번개와 소낙비에
무서운 밤을 보냈다는 딸은 너무 아쉬운 맘에
다시 한번 가고 싶었다는
갑사 캠핑장이라고 한다.



갑사로 가는 길에 꽃무릇은
처음 본다.  갑사 여행은 언제나
가을이 깊었을 때 왔으니 꽃무릇이
있었다고 해도 나와는
마주치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마침 꽃무릇 피는 계절이다.

오르는 길에 작은 불교용품
매점에서 잠시 차 한 잔.
처음 마셔보는 솔잎차는 향이
진했다. 쓴 맛을 기대했는데
꿀맛이라 좀 놀라면서 연잎
닮은 찻잔이 예뻤다.


뻥과자와 아이스크림을
받아 든 외손녀는
내일 헤어질 때 울지 않기로 약속했다
아주 큰 소리로.


입구 식당에서 점심 먹고
갑사까지 산책 겸 갑사 구경이라.

외손녀는 끊임없이 내 손을 잡고
놓지 않는다. 대웅전 옆 석간수가
좋은 물이라니 마시겠다고 한다.

한 바가지 뜬 물을 다 마셔야
한다고 하니 외손녀는 정말
다 마셔 버렸다. 돌아서 내려 올
때 배꼽 주변이 아프다며
찡그리는데 찬 물을 먹어서
그럴 것이라며 즈 에미와 사위가
달래며 데려왔다.

배 아프면 할머니 등에 좀 업히면
안 아플지 모른다고 잠시 업고
왔더니 딸의 마음은 또 응석 부리는
외손녀가 맘에 안 든다고 혼
내려고 한다.

아프다는데 잠시라도 달래
주는 건 괜찮다 하건만~~~

외동딸 키우는 마음을 이해해
달라니 어쩌겠는가. 나도 냉정한
마음으로 외손녀를 지켜보는
수밖에.

돌아서서 외손녀에게 물으니
이젠 배 아프지 않다니
다행이었다.

괜히 석간수 물을 다 마시라고
했나 싶어서 찔리는 마음이다



이슥한 밤까지 불놀이하며
하룻밤을 보냈다.

아침에 바깥을 보니 빛가리개로 친
프라이가 주저앉았다. 밤 사이
비바람에 무너진 것이다
비가 왔다는 말이다.

빵과 과일, 군계란으로 아침을
먹는데 소낙비가 퍼붓는다.
바깥 정리를 끝낸 사위가 한 마디.

"장모님, 결국 비가 오는데요?"

~~~~~~~~~~^^

부여 캠핑장, 덕유산 캠핑장
갑사 캠핑까지 비를 많이
만나니 사위도 고개를 갸웃거린다.

추석 연휴 때 다시 만날 약속을
남기고 일찌감치 정리하고
집으로 오는
내내 소낙비가 퍼부었다.
오랜만의 외출이 참 얄궂다.

박 또 비여사일까?
김 또 비남편일까?

외손녀는 전날 울지 않겠다고
큰 소리로 약속했으니 즈 엄마
다리 붙잡고 돌아서서 눈물을
감추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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