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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동산?
상당산성?
어디로 걷자고 하니 남편은
다른 곳으로 가자고 얘기한다.
어딜 가든 상관없으니 우암산
둘레길을 걷자고 한다.
아직 더운 날의 연속이니
그늘진 길을 걷기로 한다.



과연 7~8킬로 왕복길을 남편은
몇 번이 쉬어야 할까, 일단 출발은
시원했다. 그늘진 곳으로 바람이
솔솔 불어 걸을만하다고 했다.
1킬로쯤 걷더니 앞에 있는 의자가
반갑다며 앉으라고 한다.
내 경우 한 번 걷기 시작하면
앉지 않는 습성이 있는데
자꾸 앉으라니 서 있는 나를 보면
힘들다고 앉으라네.
하는 수 없이 엉덩이를 잠시 붙이고
이내 걷는 시늉을 하니 힘도
좋다고 하네.
무엇이든 시작하면 끝날 때까지
그 일에 매달리는 내 습관이
답답해 보이나 보다.
내가 볼 때 무슨 일 시작하면
하는지 마는지 어느 세월에 끝낼지
지켜보는 게 더 답답할 때도
있으나 그건 그 사람의 성격이자
습성이니 그걸 어이 고치랴.





드디어 뛰기 시작한다.
걸으면 엉덩이가 아픈데 뛰면 괜찮다고
매일 아침 뛰는 사람이니
그때부터 내 발걸음도 경보처럼
빠른 걸음이 되었다.
땀이 난다. 바람은 시원한데
땀이 마를 틈도 없이 줄줄 흐른다.
그 쯤에서 남편이 후배에게
전화하니 백화산을 오르고
있다네.
산성에서 만나자는 언질만 남기고
시간 약속은 없었다. 힘들면 서로
못 만나지거나 할 테고.
우암산 근린공원으로 내려가다가
다시 올라와 삼일 공원으로 왔던
길을 다시 가기로 했다.
2시간 남짓 걸었나 보다.
상당산성 가는 길목에
<술로 제빵소>라는 팻말이
보인다. 술로~~???
아하 그 집인가 보다.
텔레비전 영상에도 자주 비치는
전통주 빚는 그 집이다. 이젠
카페도 열고 빵까지 있나 보다
싶어 한 번 들어가 보기로.
입구에 들어서니 막걸리 빚는
냄새가 시큼하게 코를 찌른다.
"~~~~ㅎㅎㅎ"
카페에 술냄새가~~~???
웃음부터 난다. 안내석에 있던
직원도 내 웃음이 뭔지 알겠다는
뜻으로 같이 웃어준다.





이렇게 술이 많으니 술냄새가
날 수밖에 없을 테니 4대째 신선주를
빚는 집이라고 하니 입소문은 났으나
우리는 그 술을 모르고 있었다.
젊은 날 남편은 내로라하는
애주가였으나 뜻하지 않은 질병에
그만 뚝 끊은 술이다.
애써 그 집 술 한 모금을 시음하고
입맛을 쩝쩝 다시는 모습 보면서
2층 카페로 올랐다. 엘리베이터
안에도 조금 퀴퀴한 냄새가
불쾌감을 좀 준다고나 할까.






술 빚으로 보낸 세월이니 알게
모르게 그 술향들이 건물 전체에
배었으리라. 마당 한 구석에는
누룩이 익고 있었다.
드디어 만난 <술로 제빵소>다.
카페에 손님은 한 팀이 있었다.
빵 가격이 착하지는 않다.
어떤 것이 맛날까를 요즘은
어떤 것이 달지 않을까로
기준을 잡는다.
딱 세 개만 사 왔다.
그리고 연송에서 비빔밥을 막
비비는데 2시간에 산 길 6킬로를
걸어왔다는 남편의 후배가
나타났다.
"헥~~~ 죽을 뻔했어요.
쓰러질 뻔하며 깨 좀 받아
가려고 왔어요."
부부교사로 부인은 명퇴 1년 차
남편은 6개월 차이다.


살다 보니 사람이 변하는 걸
본다면서 요즘은 거실에서 부인을
부르면 "왜~~~~???" 꽥 소리를
지른다는 바람에 웃음이 막
터져 나왔다.
아들이 엄마를 부르면 "왜~왜 왜
뭐 필요한 거 있어?" 라며
상냥한데 남편이 부르니 눈까지
흘기며 꽥 소리 지른다고
이상하다고 한다.
웃었다. 웃을 수밖에 없다.
부부간의 일은 부부가 슬기롭게
헤쳐 나갈 테니 "다 그럴 때가
있다"는 말로 위로했다.
거기까지 오느라 땀을 두 바가지는
흘렸을 것이라고 하며 한참
웃기고 헤어졌다.
우리 부부에게서 깨 받아 가려고
힘들지만 왔다고 해서 한 번
더 웃었다.
술로 빚은 빵맛은 우리 입맛에
익숙한 기정떡 맛과 카라님이
찐 보리술빵 맛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