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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린 삶/건강

이열치열

낭만할매 안단테 2025. 8. 23. 10:55

숲세권에 산다고나 할까
집 앞 산에 하얀 뭉게구름이
유난히 눈에 들어온다.

지난주에는 셋째 네째네가 오고
이번 주에는 첫째 둘째네가 왔다.

간 밤에 기나긴 얘기로 늦게 잠이
들고 우리 부부는 그래도 일찍
잠이 깨는 루틴은 있나니.

닭곰탕 끓인 국물로 아침밥을
한 술 떠먹어야 남편이나
나나 약부터 챙겨 먹어야 시작되는
하루 아침이다.



오늘도 문서작성 교육이 있으나
지난주에 이어 또 결석이로구나.

교재 보며 한 번 실습으로
익히기로 맘먹고 스마트 폰
갤러리를 들여다본다.

간직하고 싶은 순간도 많지만
쓸모없는 사진도 많다.
순간순간은 모두 소중했으나
지나고 보면 삭제의 순간도
필요하다.

휴지통으로 날려 보낸 사진들 틈에서
그날 그 더위에 흘렸던 땀이
얼마였을까?  비 오듯 쏟아진다는
말이 딱 맞는 표현일 만큼
땀 많이 흘린 숲길 걷기였다.

그 틈에 맨발로 산길을 걷는 사람은
좀 시원했을지 모른다.



풀벌레 소리 가득하고 이름 모를
새들의 지저귐 소리와
멀리서 아직 못 떠나고 들려주는
뻐꾸기 소리.

여름은 깊었고 곧 처서가 오건만
더위는 물러날 줄 모르고
열기를 내뿜는다.

숲 속에 바람결은 한 줌도 없다.
그저 푹푹 찌는 듯한 더위만
있을 뿐이다. 흐르는 땀은 이제 즐기기로 했다.

어차피 다 젖을 옷이니 땀을
닦지도 못하고 땀방울을
한 줌씩이나 훑어 내렸다.

이 더위를 산길을 걸으며
다 무더움을 더위로 해서 다스린다.
이열치열이다.


오늘이 마침 처서이다
24 절기 중 열여섯 번째.
이 날로 해서 모기 입이
돌아간다는데 올해만큼은 36도를
기록할 것이라는 예보다.

아직도 물러가지 못하겠다는
더위라고 한다.


밤송이가 이만큼 자랐으니 가을이
멀지 않았구나, 저 붉은
파리 버섯을 따다 밥알과 섞어
두면 파리가 밥에 앉아 먹고
새까 많게 죽어있던 어린 날이
생각났다.

버섯도 고운 색을 띠면 거의가
독버섯이라고 하셨던 할머니
말씀처럼 버섯은 섣불리
야생 버섯을 채취해서 먹을 일이
아니라는 것을 식중독에 걸려 본
나는 안다.



그러거나 말거나 그 더위를 몸소
겪으며 땀으로 적신 한 나절.

앞산에 걸린 하얀 구름이 아직도
두둥실 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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