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자에게 황금연휴의 의미란 별 다를 게 없는 일상이 되었다고나 할까. 은퇴 후 몇 년 차 한 해는 놀기도 하고 한 해는 쉬기도 하고 어느 해는 여행도 하고 참 많이도 흐른 날들이다. 이번에는 큰 딸네와 한밭야구장 나들이다. 톨게이트 못 가서 '약 잘 챙겼지요?' 아차, 아니라고 한다 다시 차 돌려~~~ 한 시간이 소요되고 급할 게 없다 하고 딸네와의 약속 시간을 넘겨 도착이다 딸은 이미 김밥과 양념 후라이드 반반 치킨을 사들고 기다리는 중이다. 야구장에서 먹는 김밥과 치킨은 꿀맛이다 많이 먹으면 안 되는데 하면서 연신 입으로 들어간다 사위와 딸네는 한화팀 응원이다 우리네는 상대편 응원이니 좌석표가 다르다 엎치락뒤치락 사위와 외손녀들이 응원하는 한화가 이길까, 나와 남편과 딸이 응원하는 상대팀이 이길까 ..
3개월 전에 봉제 교실 멤버들이 동대문 남대문 시장으로 쇼핑을 다녀 왔다면서 퀼트 재료들을 내민다 '언니도 이거 한 번 해 보실래요?' '어머 귀염둥이들' 하면서 얼른 나도 하나 받긴 해 놓았는데 생전 처음 해 보는 손 바느질은 굼뜨기 짝이 없다 '에라, 이건 내 체질이 아니구나' 하고 보이지 않는 곳으로 밀쳐 놓았다가 다시 펼치고 바라만 봐도 가슴이 두근거리는 건 분명 스트레스 일거다 '아녀, 나이 들면 안 해 본 것도 자꾸 하면서 사는 거야'라면서 나를 달래고 달래고~~~~ 이만큼이 되었으니 어느 세월인가 가방으로 짠~~ 하게 되겠지.... 꼼지락거리다 보니 블로그 하는 일이 더 게을러진다 블로그 게으름은 오히려 좋은건데~~~~~ㅋ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옷은 아닌데 배우는 과정이니 통과할 수 없고 일단 따라 해 보기로 했다. 지난해 뜻하지 않은 일로 3개월 나가지 못했던 재봉공방에 다시 나가게 되니 3월 초에 패딩치마도 완성하고 다시 조끼하나 만드는 과정이 끝났다. 몇몇이 남아서 선생님을 모시고 점심을 대접하기로 했다. 이곳저곳 찾다가 주차하기 좋은 곳으로 낙점하고 각자 먹고 싶은 것으로 주문. 여럿이 따로 또 같이 먹기도 하고 차 한 잔의 시간이 주어진다. 테이크 아웃도 아니건만 종이컵에 캐모마일 차를 담아주니 퀄리티 떨어진다 싶다...ㅋ 그 집은 호수를 바라본 뷰는 좋지만 찻값이 다른 곳보다 두 배로 비싸다. 아마도 뷰값이 포함된 차값일 게다. 수다수다... 나는 그 그룹에서 중늙은이다...ㅎ 아래로 5~6명이 있고 위로 6~..
지난해 초 코로나로 멈추었던 학습이 다시 시작되었다. 마냥 손놓고 놀자니 무료한 날들이다. 어찌어찌 하여 큰 딸에게 재봉틀이 하나 들어왔는데 '엄마 드릴까요' 한다 얼른 달라고 해서 제대로 할 줄도 모르는 재봉틀 밟아보니 재미있다 이 참에 나도 바느질이나 배워볼까 무엇이든 만들 수 있으면 따라 해보는 것도 좋을 듯했다. 앞서가는 사람도 있는가 하면 나는 자꾸만 뒤처진다. 나보다 젊은 사람도 있고 나이 드신 분도 있었는데 슬금슬금 나이드신 분들이 그만두게 되고 내가 왕언니가 되었다. 이러저러하게 치마작업으로 접어들었다. 파자마 만들기는 거의 마스트한 상태라서 조금은 자신감이 생긴 것이다. 동네 행정복지 센터에서 가르쳐 주는 봉제 교실은 상생 영농조합으로 운영될 만큼 활성화되어 있다. 겨울로 접어들면서 내가..
어느새 은퇴부부 4년차의 삶이다 은퇴 후 삶은 어떤 일을 하더라도 여유로운 맘으로 해야 한다는 나만의 생각이다. 이러거나 저러거나 각종의 취미와 삶으로 위급한 코로나 세상을 넘었다. 아니 아직 코로나는 진행 중이다 어느 해 메르스 사태가 세상을 움츠리게 하더니 코로나는 더 큰 위력으로 온 세계가 코로나를 앓으며 지나갔다 한편은 이미 포스트 코로나 세상이나 대한 민국은 K-방역으로 잘 막았다 싶더니 아직도 끝나지 않은 코로나 세상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해외로 여행 떠날 사람은 다 떠나고 나이먹음과 동시에 찾아오는 우리 은퇴부부의 건강상 이유들이 우리 발을 묶어 놓기도 했다 그러거나 말거나~~~ㅎ 우리네 은퇴부부 삶은 즐거움을 찾아 나서며 이어진다 날씨 좋은날 이번에는 자전거 라이딩으로 달린다 빨리 코스모스 ..
한 달 전에 외손녀 둘이 코로나로 고생하더니 또다시 한 달 후에는 애지중지 하나밖에 없는 새아기 며늘이 코로나 확진이라고 한다. 외손녀 둘이 코로나 확진일 때는 충남 태안 신두리 해변으로 생일 모임 하던 때이고 이번 며느리 확진은 첫 돌 맞은 '은하'의 생일 파티였다. 15 명이 다 모이지 말라는 경고처럼 들렸다. 하는 수 없지......새 아기에게 거뜬히 나으면 이번에도 맛나는 사 주마고 약속했다. 아들과 며느리도 테니스 레슨 받는 중이다. 아들은 수영은 마스트 한 편이고 이제 테니스에 도전하겠다고 하니 며느리도 같이 배운다고 한다. 주중에는 2회 레슨을 받고 주말에 나머지 공부는 남편이 테니스장에서 실전을 치른다. 나는...... 이 나이에......ㅋ 남편에게 직접 스멀스멀, 하나씩 공을 치고 슬금..
어린 시절 방학 숙제로 그림 3장씩 그려가는 일이 참으로 너무 어려웠던 일이었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던 시절, 석유 한 방울을 도화지에 떨어뜨리면 밑에 있는 그림이 선명하게 보인다. 연필로 따라 그려서 색칠하곤 했다. 그림은 이렇게 그리는 것이다 누군가 알려준 적도 없고 무조건 그리라고만 했던 기억만 난다. 그런데도 여고시절에는 포스터 그리기에서 만점에 가까운 그림을 그렸다고 칭찬받은 일만...ㅎ ....................... 어른이 되어 그림은 처음 그린다. 컬러링은 가끔 해 보곤 했지만 내 그림이 아니라 주어진 색깔대로 칠하는 것일 뿐이다. 5월부터 6월 말까지 두 어달 한 사람을 완성하는데 걸린 시간이다. 눈이 아른아른, 손이 부들부들...ㅋ 섬세하지 못한 그림이다. 아주 아주 섬세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