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밥이 맛나다
통일벼가 나오기 전에는 보릿고개가 심했던 시절이다. 동네 작은 골목에 아이들이 바글바글했다. 우리 뒷집부터 6명 옆집 좌 5명 우 6명 우리 집 7명 아랫집 5명 동네 우물까지 가는 동안에 집집마다 아이들을 세어 보면 족히 50 명이 넘는다. 마치 요즘의 동남아 어디에서 조무래기들이 몰려 노는 모습이 곧 우리의 모습이었다. 아이들은 많은데 집안에 먹을 게 없었다. 배고프니 늘 먹는 보리밥맛도 꿀맛이었다. 생일에나 한 그릇 먹던 쌀밥이다. 그렇게 자라고 나이 든 요즘은 쌀밥 많이 먹으면 안 된다고 잡곡밥 먹으라고 한다. 옛날로 치면 환갑 진갑 지났으니 나도 상노인에 속하는 나이가 되고 보니 자꾸 나빠지는 건강 수치에 신경이 쓰인다. 진천 오일장에 갔던 날 노란 기장이 눈에 들어온다. 중국산이지만 두 공기 ..
느린 삶/음식
2023. 9. 28. 07: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