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린 삶/음식

雨中 라면먹기

낭만할매 안단테 2024. 9. 23. 19:18

ㅎㅎㅎ~~~
한 바탕 웃고 시작하자.

하루 전부터 억수로 비가 많이
내려서 홍수 대비 안전 문자가
연신 올라왔던 날이다

점심때가 되었는데 갑자기
'우리 모처럼 라면 먹으러 가자'라고
하는 남편이다

마침 비가 잠시 소강상태인 듯하여
그러자고 주섬주섬 먹거리를
챙기고 요즘 <건 라면>이 맛있다니
한 번 맛이나 보자고 미호천으로
달려갔다.





무더운 여름 날씨가 계속되어도
들판은 누렇게 물들어 가을로 가고
있었다.

자동차 문 한쪽을 열고
파라솔을 바짝 붙이고
가스 라이팅 후 물을 끓이는
사이에 여전한 소낙비는 다시
퍼부었다

나는 바람막이 하나 걸치고 갔는데
남편은 티셔츠 차림에 반 바지라
비를 맞는 대로 젖어들었다.
옷이 다 젖으니 덥다고 하던 사람이
춥다고 꼼짝 못하고 차 안에 갇혔다

비 안 오면 남편 몫인데
후드 모자를 덮어쓰고 라면 끓이기.


이 무슨 소꿉장난도 아니고
비가 쏟아지는데 얼마나 라면이
먹고 싶었길래 이러나 싶다.

올여름 더위에 지치기는 했다.
어서 시원한 어디론가 길을 나서고
싶은 심정이었으려니.




몇 달 만에 먹는 라면이라...
빗속에서 물 맞으며 끓인 퉁퉁
불은 라면이나마 그야말로
꿀맛이었다.

기름에 튀긴 라면보다 조금 더
담백하고 면발이 조금 부드럽다
불어서 그런가???~~~ㅎ
건더기도 색다른 향이 좀 나고
라면 맛도 조금 고급진 느낌이다

즉석에서 디카페인 커피 한 잔씩에서
커피 향을 맛보았다.

雨中의 라면과 커피.
누가 나가자고 하면 비 오는데
거길 왜 가나 할 텐데 말이다

폭우가 왔으니 모두 집콕하고
있으라 하고서 우리 부부는
빗속으로 달려가 먹은 라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