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린 삶/국내여행

50년 전 해운대

낭만할매 안단테 2024. 8. 1. 19:10

 

 


재미있는 사진 하나 찾았다.
단발머리 여중시절 수학여행이다.
아니 해운대에서 생각났다.
아마도 내가 처음 본 바다였을 것이다
그때도 저 동백섬이 있었을까?

사진을 찾고보니 정말 동백섬이
거기 있었다니 놀랍다.
그 섬이 동백섬인 줄 몰랐으니.

수십 명이 함께 자던 국제 호텔
통방에서 부스스 잠 깨어 친구
현숙이 진숙이 연옥이 옥희 또
현숙이와 아침 바다로 갔다.

두 현숙이는 그 시절에도 바바리
코트를 입을 줄 아는 멋쟁이들
이었다.  저 친구들은 모두 다
어디에서 무얼 하며 익어 가고
있을까?

흑백 사진 속 친구들 역시 할머니
되어 어디선가 잘 익어가고 있을
것이다.


엇~~ 다른 반 담임 선생님이 왜
우리와 사진을 찍었을까 이유는
모르겠다. 부스스하다. 그 때
제일제당과 동명목재라는 곳을
견학하고 각설탕을 받았는지 아닌지
기억이 가물거린다.

1971년 10월 19일로 기록 한 걸
보니 여중 시절 가을 수학
여행이었나 보다.

~~~~~~~~~~♡

여름휴가를 해수욕장으로 가 본 건
30여 년 전  강릉 바닷가와 10년 전
대천 해수욕장이었나 보다.
강릉 경포대 해수욕장 뜨거운 모래사장에서 화상 입을
듯한 발가락 모래 감촉이었다.

그때는 젊었다고 그랬는지 3~4살
된 아들을 바닷물에 휙 빠트리며
장난을 쳤지만 아이에게는 죽을
만큼의 고통이었을 것이다.

언젠가 캠핑에서 물장난 친다고
무릎까지 오는 깊지 않은 개울물에
남편이 물에 좀 들어가 보라며
나를 물꼬재비 시키며
밀어 넣는 바람에 천 길 물 속인 듯
하여 단 몇 초였지만 숨도 못 쉬고
더러운 물 먹고 아주 죽는 줄 알았다.

울고 불고 난리를 쳤다. 그 후
지금까지도 남편과 물놀이는
절대로 하지 않는다. 장난이 아닌
경험이었다. 바다도 멀어지고 계곡
물도 멀어지고~~~~.
별별 기억이 다 난다.



맨발 걷기가 유행하면서 나도
짠내 나는 바닷물에 발을 담그며
걸었다. 바닷물이 그리도 시원하고
바람이 시원한 건 새삼 놀라운
일이었다.

해수욕장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해운대에 대한 인상이 좋아졌다.
다시 또 가고 싶은 해운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