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린 삶/인문

영화/소풍

낭만할매 안단테 2024. 7. 1. 10:23



지난봄 영화 <서울의 봄>을 영화관에서 볼 때쯤이다.
저 영화 <소풍>도 꼭 보자고 마음
먹었지만 개봉 후 다른 영화를
보는 바람에 <소풍>은 못 보게
되었다.


그러던 차에 <넷플릭스> 마저 스마트 폰과 텔레비전에서 동시에 보던 조건이 바뀌면서 다른 사람들과
묶어서 요금 내던 조건이 없어지고
요금제도 바뀌었다.

우린 아예 탈퇴하고 몇 달간 <쿠팡
플레이>를 보는가 하면 <유튜브>를
주로 보다가 재차 <넷플릭스> 가입
후 보게 된 첫 영화다.


사람들은 누구나 알몸 하나로
태어난다. 자라나 꽃다운 시절이
있는가 하면 늘그막의 세월을 아무도
거부하거나 피해 갈 수 없는 것이
인생이다.

금순 씨(김영옥)와 은심(나문희)씨도
마찬가지의 세월을 산다. 아니 살았다. 어느 집이나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다'는 말처럼
우리네 세상 사는 것과 다 똑같다.

좀 편하게 지내나 싶으면 외동아들이
사업 망했다고 돈 좀 내놓았으면 싶어
하고 마음 홀가분한가 싶으면 온몸이
안 아픈 곳이 없는 병든 몸이다.

고향친구 금순 씨와 은심 씨는 중학교
동창인 동시에 딸과 아들의 결혼으로
사돈 지간이 된 친구다.


두 친구가 만나 고향 남해로 내려가서
잠시 머물면서 생긴 일들이다.

고향에는 은심(나문희)을 짝사랑하던
태호(박근형)를 만나고 동네 사람들과의 얘기와 야반도주한
은심 씨네 사연과 동네에 리조트가
늘어와 개발 이익을 챙기려는 사람과
마을을 지키려는 두 집단의 충돌이
생긴다. 그  와중에 금순 씨(김영옥) 아들은 집이 팔리면 아파트에 살아
보고 싶다고 한다.

금순 씨 아들이 태호 씨를 밀어
쓰러지고 머리에 피가 나 은심 씨가
병원으로 모셔갔다.

태호 씨는 뇌종양 말기라고 수술도
못 할 정도인데 아무에게도 알리지
못하게 한 며칠 후 조용히 숨을
거둔다

은심 씨는 이미 파킨슨병이 시작되어
손이 떨리고  금순 씨도 허리가 아파
돌아 눕지도 일어나지도
못한 채 누워서 똥오줌을 실례했다.






태호 씨의 죽음 후 두 사람도 끝나지
않는 고통의 시작을 직감하면서
곱디곱게 옷을 차려입고 소풍을
떠난다.

가는 길이 유채꽃밭이다.
끝에는 바다가 보이는 낭떠러지다.
한 발 한 발 다가서며 두 사람은
손을 놓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