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린 삶/국내여행

어쩌다 오송(五松)가기

낭만할매 안단테 2024. 6. 17. 19:16

오송(五松) 노거수(老巨樹)를 찾기로 하고 청주에서 20년 가까이 살지만 인근 도시인 오송은 처음 가본다.
청주에서 조치원 가는 어디쯤에 있다는 것만 알고 실제로 그 도시로 한 번도 진입해 보지 않았으니 말이다.
오늘 아침 식탁에 앉아 읽던 책을 접으며 다 읽었다고 한다. 어제 저녁 미리 '내일은 오송 가봅시다'라고 했던 터다.
 

우선 지난 해 블친 sugee님이 오창 호수공원인 줄 알았는데 오송 호수공원이었다는 말에 오송에도 호수공원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남편이 말하는 [모과나무 노거수]를 찾아가는 길인데 남편은 자세히 알아보지 않고 호수공원에 있다고만 말했다. 도착해 보니 공원이 새로 조성된 걸로 보면 몇 백 년이 되었을 노거수가 있을 자리가 아닌 듯하다.
 
청소하시는 어르신들에게 '여기 모과나무 노거수가 어디 있을까요?' 여쭈니 '소나무는 있어도 모과나무는 모르겠다'고 하시니 갑자기 난감하다. 그렇다면 둘이서 찾아 봅시다고 공원을 걸었다. 먼저 능소화 터널을 걸어갔다. 분수대가 너울대며 춤을 추는 예쁜 호수공원이다. 원두막도 10미터 마다 하나씩 있고 앉을자리도 많고 인근 사람들이 쉬어갈 수 있도록 잘 꾸며진 공원이다....ㅎ 남의 동네라 더 좋아 보인다...ㅋ
 

 
일단 이름값 오송(五松)을 찾았다. [신라말 최치원이 난세에 절망하여 각처를 유람하다가 이곳에 머물러 후학을 가르치면서 오행설에 심취하여 다섯 그루 소나무를 심었다 하여 오송리(五松里)라고 부르게 되었다]  는 다섯 소나무 앞에 설명이 있었다. 그리고 오송에서는 소나무를 심으면 한 그루씩 심지 않고 꼭 다섯 그루씩 심어 오송을 강조하는 도시가 되었다고 한다.


호숫가를 걷는 데크길이 한바퀴 완주할 수 있도록 조성된 듯하다. 우리 부부는 호수를 한 바퀴 돌지 않고 원래의 노거수 찾는 [모과나무]를 찾아가기로 했다. 나는  호수공원을 가고자 했고 남편은 모과나무 찾고자 함이 이었다고나 할까.

내비게이션에서 찾으니 오송 모과나무 노거수가 바로 나오는 게 아닌가. 호수공원에서 멀지 않은 1.5 킬로미터 거리에 있었다. 다섯그루
오송을 올려다보고 둘러보고 우리는 그 자리를 떠났다.

수령 500년 추정 모과나무

 연제리 모과나무를 바로 찾았으니 다행이다. 모과 나무 옆애 앉아 싸간
김밥을 먹고 디카페인 커피 한 잔 마시고 다시 공북리로 출발.


연제리 모과나무 노거수

다음 행선지는 그 또한 가까운 거리에 있는 오송읍 공북리 노거수 음나무이다. 이 나무가 공북리 음나무인 줄 알았는데 글 올리면서 검색해 보니 이 나무는 그 음나무가 아니고 곁다리 일뿐어서 좀 아쉬운 노거수 음나무이다.
 

노거수로 착각한 큰 나무

 

100미터만 더 갔으면 만났을 공북리 음나무 노거수가는 길.

 여기 이 길에서 숲으로 들어서는 길인데 20미터 쯤 가면 그 음나무가
있는 줄 꿈에도 몰랐다. 정자 옆 나무가 노거수인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바로 코 앞에 두고 남편이 갑자기 돌아서서 뒤따르던 나에게 그만 내려 가자고 했던 이유는 그 앞에 보이는
황토 둔덕이 새로 생긴 산소로 착각한
것이었으니~~~ㅎ

그 황토 둔덕 위에 공북리 노거수
음나무가 있었다는 것.


못 찾겠다 꾀꼬리가 된 공북리 음나무 노거수 찾기는 허망한 일이 되고 말았다. 몇 발자국만 더 갔으면 만났을 텐데 만나지 못하고 돌아왔으니 아쉽기만 하다. 헛웃음이 나온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