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린 삶/국내여행

치자향은 처음이다

낭만할매 안단테 2024. 6. 6. 11:24

야트막한 산에 잔설이 아직 남아
있을 때부터 거기 한 바퀴 걷자고
하는데 혼자 다녀오라고  했겠다.

호젓한 외길인데 같이 가야지
뭣이 급하다고 집에서 2~30
키로 떨어진 산으로 혼자 가랴.

아무리 나이 먹었어도 무서운 건
사람인데 사람이 많은 곳은 괜찮지만
홀로 가기엔 좀 망설이게 되는
8킬로의 둘레길이 있는 미동산
수목원이다.

드디어 그곳으로 낙점된 날이다.
김밥 세 줄 사고 커피 내리고 물이랑
과일 가방에 담아 둘러메고
둘이서 길을  나섰다.
미동산 수목원으로
go~go~~~



난대 식물원은 늘 그 꽃이 그 꽃이다
싶어도 들어가 보게 된다.

한 바퀴 돌아 나비원으로 가기 직전에
야릇한 향이 내 발길을 멈추게 했다.
흠~~~이게 무슨 향이지?
야릇한 향이 나는 것을 느꼈다.
바로 코 앞에 치자꽃이 있다.
사진으로 자주 본 치자꽃을 드디어
만나다니 이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아하~~~ 이 향이 바로 치자향이었구나.

치자 꽃 치자꽃해도 그러려니 했는데
그 향을 맡아보니 '이거로구나' 싶다.
달콤하다? 감미롭다? 몽환적이다~?
뭔가 모르게 오묘한 향이 바로
치자꽃 향이었구나.

이름마저 이쁘다.
치자나무, 치자꽃.


매력 덩어리 치자꽂


오늘의 마무리. 예전에 없던 곳이다.
새로 생긴 미동산 호수 전망대에서
포토존에 올라 보았다.

발아래 분수대가 물을 뿜어 올리고
높은 곳에 오르니 키 큰 메타세쿼이아
나무 허리쯤이다.

푸르고 푸르른 날.
내 인생도 오늘이 가장
푸른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