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린 삶/음식

카페/리비에라 메종

낭만할매 안단테 2024. 6. 3. 16:33


큰 딸은 지난 주에 배추 겉절이와 백김치를
담아 보내고
둘째 딸은 영월 정선 다녀오며
같이 점심 먹고 카페에
들러 차 한 잔하고 집으로 왔다.

가까운 곳에 있는 아들은
제주도로 업무 포상휴가
다녀오고 며느리는 내일(3일)
제주도 업무차 출장가야 하고 다들
바쁘니  얼굴 한 번  보기도 맘처럼
쉽지 않다.

셋째 딸네는 토요일 캠핑간다
하는데 며느리가 따라 붙겠다고 하니
다른 일행이 있어서
함께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같이 밥 한 번 먹기도 바쁜 세상이다.
맨날 노는 듯한 은퇴의 삶도
은근히 하는 일이 많고
바쁘기도 하다.

~~~~~~~~~~~~^^

지난 달 일이다. 갑자기 아들이
저녁 식사 같이 하자고 느닷없는 전화가 왔었다.
모임 자리에 도착하여 식사가 나올
때까지 이런 저런 근황을 얘기하는
중에 며느리가 행운 복권 이라며
두 장을 내민다.

마침 수저가 놓여 있어서 숟가락
끝으로 복권을 밀었더니 '할머니
되심을 축하한다' 는 색다른 통보로
받은 임신 소식이었다.

놀랍게도 태명 <나무> 가
12월에 온다는 것이다



그 때 아이들이 밥을 사고 우리는
카페에서 차를 샀다.

이번에는 할아버지 된 기념으로 다음에 맛있는 거
사주마고 약속했던 것이니
며느리의 입덧이 심하지 않으면
사주는 밥 먹고 출장가라는
시아버지의 요청을 받아 들인 것이다.


요즘은 밥 먹고 나면 카페로 가는
문화가 자리 잡혔다.
식당가 주변에는 필히 카페가 있으니
편리하기도 하고 대화의 시간도
길어지고 카페는 이제 필수다.

그 카페의 실내는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진열되어 눈요기도 되고
더러는 사는 사람도 있나보다.
그런데 커피도 소품도 좀 비싼 편이었다.

카페 장식용으로는 멋지다만~~.


실외에도 퍽 넓은 자리가 있어서
우리는 바깥 탁자에 앉아 흐르는
물소리 들으며 하얀 뭉게 구름보며
차를 마시고 달콤한 디저트도
주문하고 앉아 기다렸다.

주문벨이 울려서 아들과 며느리가
차를 가져왔다. 어찌하다 보니
탁자가 흔들린다. 삐긋하니 딸기 요거트스무디 컵이 넘어지고
깨지니 당황스럽다.

종업원들이 금방 깨끗이 치우고 다시
주문하고 분주하게 움직였다
탁자가 불안정하여 뒤뚱거려서
주문한 커피도 모두 출렁거리며
조금씩 쏟아지고 말았다.
자리를 옮기자니 모두 그냥 앉겠단다.




탁자가 정리되었으니
모두 자리에 앉았다.
우리는 그늘에 앉으니 딱 좋다.
안개나무가 있는 카페 정원.
그늘이 있고 흰구름이 두둥실이다.

우리네는 아기를 낳아 보았으니
임신한 그 마음이 행복이다 싶지만
어디 며느리맘처럼 진기명기할까.

며느리는 입이 귀에 걸려서 연신
신기하다고 좋아했다.






엎질러진 딸기요거트 스무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