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린 삶/음식

완두콩을 까며

낭만할매 안단테 2024. 5. 26. 08:43





주말이 되니 새벽 시장 나가보자고
남편이 채근이다. 소만이 지나니
마늘 수확 때가 되었나 보다.
마늘종과 마늘이 쌓였다.

완두콩이 자루에 담겨 나왔고
호랑이 콩도 가끔 보인다.

로메인 포기 상추가 우람한
몸집을 자랑하며 뽐내고 나 좀
데려가 달라고 눈짓한다.

미안하지만 로메인 상추는 마트에서
박스로 샀으니 못 사겠다고 신호를
보내고 대신 깻순이 와 호박잎순이와
참비름 이를 데리고 왔다.




아욱도 아욱아욱거리며 탐스럽게
묶여 있으니 어찌 아니 데려오나.
가자 가자 그래가자 하며 데려오다.

그중에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완두콩이다. 몇 자루 지나오며
봐 둔 것 중 가격도 괜찮고 알도
굵어 보이는 한 자루가 나에게
낙점이라.

집에 와서 풀어놓으니 오늘 또
할 일이 태산이 되었다. 아뭇소리 않고 일하면 힘든 줄 모르는 남편이라
'에고~~허리야'를 남발 했더니
약효가 맥혔다~~ㅋ


'완두콩은 내가 까 줄게'

"굳이 까준다고 하지 마시고
콩은 내가 깔게"로 하면 좋겠다고
한 마디 했다.

'해 줄게' 라면 내가 해야 할 일이
아닌데 '해 주는' 생색이 포함되니
같이 하는 걸로.....ㅎ

완두콩 풋내가 집안 가득하다.




난 호박잎 껍질 벗기고 찜해놓고
참비름 나물 다듬어 데쳐 무치고
깻순 다듬어 들기름에 볶았다.

'완두콩이 줄지를 않네~~?' 라며
지원요청이다. 이 참에 나도
소파에 앉아 완두콩 까기.

첫 콩깍지 속에 9개나 들어있고
어떤 알은 7개, 8개다. 갯 수가
적으니 알이 더 굵고 튼실하다.
좁은 콩깍지 속에 9개의 알이
빼곡히 비좁게 들어 있으니
알이 잘고 가늘다.

알이 가늘고 많으냐, 알이 적고
굵으냐가 완두콩의 문제로다.
아무려면 어때 맛만 좋으면 되지
완두콩은 이만하면 넉넉하다.





이다음에 토마토 수프에 넣어
끓이거나 보리빵이나 통밀
막걸리빵에  넣어 쪄 먹으리라
냉동실로 직행이다.

고지혈증과 혈당지수 오르면서 씨꺼먼
잡곡밥 대신 오랜만에
하얀 쌀밥에 넣은 완두콩밥이다.

일부러 냄비밥으로 했다.
색깔만 봐도 이쁘다.
친정엄마표 완두콩 멸치조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