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린 삶/日常

8 천원 경험

낭만할매 안단테 2023. 9. 25. 09:19

새벽시장에는 마트와 달리
그날그날 수확한 나물이나
호박 고추 등 나오니 제철 음식
골라 먹기는 딱 좋다

이번에는 갓 심어서 싹이 나온
무 솎음 나물이 압권이다
겉절이 또는 샐러드로
곁들이면 무순 보다 더
알싸한 맛이리라.




추석을 앞두고 버섯까지 합류했다
'1능이 2송이 3표고'라는 말이
생각나는 능이버섯이 많이
나왔다. 가격이 만만치 않다.

가을꽃 국화도 선 보이는 꽃집에는
색색의 국화가 제철을 맞았다고
활짝 웃는다.
그중에 보라색 아스타 국화가
무리로 피면 장관을 이룰 듯하다.
알토란이며 송편용 솔잎까지 등장이다
추석에는 솔향이 솔솔 풍기는
송편이 제격인데 시부모님 가신 후
맛보지 못했다.
늘 조금씩 사다가 맛보는
송편맛이다.




솎음 나물은 어떠한가
어린 시절 칼국수에 넣어 주시던
엄마표 칼국수에 넣었던
무솎음나물.

무얼 해 먹을까 고민 중이다

문제는 박덩이다
박나물이 제철음식 중 하나였다.
할머니께서 박나물 해 먹어도 된다는 말을 믿고 8 천 원을 주고 둥근 박 하나 사 왔다.




칼로 반을 자르려니 손톱도 안 들어
간다는 말이 딱 맞다.
남편이 박을 슬근슬근 톱으로 자른다

이미 박나물로 먹기에는 너무
늙어버린 박이니 바가지 밖에
쓸모가 없다.

하는 수없지. 그럼 바가지나 해 볼까?




박 속을 파내고 바가지 만들기 작업으로
돌입이다. 자른 박을 찜솥에 넣어
푹 익힌다. 박 속이라도 깨끗하면
고추장과 참기름 넣어 비벼 먹기도
하지만 이건 박속까지 그다지다.

박속 박박 긁어 파내고 껍질까지
박박 긁었다. 다행하게도 껍질이
단단해서 바가지가 될 만하다.

바람이 잘 통하는 베란다 창가에
두고 말리면 바가지 하나는 나오려니.




~~~~~~~~~~~~~%*♡^@?

오늘 아침 바가지는 이 모양이 되었다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바가지다
그 할머니도 잘 모르셨을 박 속이다
8천 원이 이렇게 되었다.
이런 것은 돈 주고 사서 하는
경험이다




~~~~~~~ㅎㅎㅎ
어이없다. 웃고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