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린 삶/인문

우리는 만났다/블친모임

낭만할매 안단테 2023. 5. 13. 09:41

지난겨울 남편의 병환으로
간호에 힘써는 나를 위해
점심 한 끼로 힘을 북돋아
주려고 공주에서 달려오신
sugee님과 이웃 아파트 카라님

다시 봄날에 만나
금강 수목원 데이트였다


이팝나무가 하얗게 핀 길을 걷고
함박웃음 작약과의 만남이
우리 블친님 얼굴을 닮았다


이상한 모임, 이상한 만남
생면부지의 사람들과
만나 얘기하고 웃고
함께 밥 먹고 자고~~ㅎ

어린 시절 수학여행처럼
즐거운 날도 있었다



치앙라이에서 은퇴비자로
머물고 계시던 하늘사다리님네로
열흘씩 보름씩 다녀오는
고마운 여행까지 코로나 이전에는
여행추억까지 좋은 블친님들이다

이번에는 가까운 지역
우리 셋이 모였으나
지난해 봄에는 남양주 여디디아님
애련리의 하늘향기 내리 님까지
바비큐 파티와 1박 2일이었다
언제 다시 뭉칠 날을 기다린다


17년째 이어지는 만남이니
우리 이제 옛 친구처럼
반갑게 만나고 헤어지고
또 만난다

세월이 흐른 만큼 나이도
먹고 몸도 조금씩 아파오고
연륜이 그렇게 쌓이나 싶다


금강 수목원 매화길을 지나고
목련길을 지나 때죽나무 꽃을
만나며 우리의 발걸음은
자연스럽게 메타세쿼이아
황톳길로 접어들었다

양말 벗고 맨발로 걷기
이런 체험 오랜만이다
날씨는 여름으로 가는데
황톳길을 맨 발로 딛고 서니
발이 시리다

물이 고인 곳은 미끈미끈
카라님이 넘어질 뻔했다

거기서 넘어지면
온통 황토색으로 ~~~ㅎ
에고 생각만 해도 아찔했다

그리고 즐거운 만남의 먹거리
점심은 카라님이 이번에
'이야기 할머니'
합격턱을 냈다

늦은 나이에 도전은 아름답다
그리고 의지가 굳세다

어떻게 어떻게 차근차근
일자리도 잘 찾아내시는
sugee님이 쉬는 날 모인
것이다

맛난 브런치로 1차 합격턱을
미리 냈으니 2차는 필히
합격을 기원하는 턱이기도 하다



할머니들의 만남인지라
쌍둥아기 외할머니인 sugee님
급히 연락이 온다

아기가 열이 나서 병원 가셔야 하니
다음 만남을 기약하면서
서둘러 헤어졌다